착한 소녀의 거짓말
이 책의 지은이 J.T. 엘리슨(J.T. ELLISON)은 조지워싱턴대학교 정치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대통령 임명직으로 백악관 상무부에서 근무한 후 여러 방위 및 항공우주 업체의 재무분석가로 일했다. 오랜 열망이었던 스릴러 소설을 쓰기 위해 법의학과 범죄학을 공부했고, 메트로 내슈빌 경찰서 및 FBI와 함께 부검과 생존자 연구를 하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캐서린 쿨터와 공동 작업으로 FBI 시리즈를 출간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옮긴이 민지현은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번역 에이전시 앤터스코리아의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의 부제는 '구드 학교 살인 사건'이다. 이 소설은 버지니아주 마치버그에 있는 구드학교에 영국 옥스퍼드에서 '애쉬'가 전학오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애쉬가 전학오던 날 피아노 교수가 사망한다. 애쉬가 피아노를 연주하기 전에 교수에게 준 캐러멜 초콜릿 때문이었다. 그리고 애쉬가 비밀클럽에 가입하던 날 룸메이트가 옥상의 종탑에서 떨어져 죽는다. 세 번째로 비밀클럽의 미스트리스가 교문에 매달린 시체로 발견된다. 범인은 누구인가? 애쉬인가? 아니면 학장의 애인인 살인자의 아들인가?
이 소설은 여학교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비밀클럽, 학교에서 외부로 통하는 지하통로, 수목원에서 있었던 살인 사건, 계단에 목매달아 죽은 소녀까지 100년이 넘은 사립여학교에서 전해지는 갖가지 이야기가 있어서 끝까지 흥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범인은 엉뚱한 사람이다. 범인과 애쉬는 마지막까지 살인 게임을 벌인다.
우리나라에도 '여고괴담'을 비롯하여 여학교를 배경으로 한 소설과 영화가 많다. 그렇지만 이 소설의 배경이 된 구드 학교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구드 학교의 여학생들은 거의 대학생처럼 생활한다. 교장은 학장, 교사는 교수로 불린다. 작가의 말을 보면 구드 학교는 버지니아 중심부에 있는 몇몇 사립대학과 고등학교의 특징들을 융합해서 만든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한다. 그런 학교가 배경이기 때문에 이 책과 같은 스릴러 소설이 탄생할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여고생들은 학교에서 밤늦도록 대학입시를 준비하는데 몰두한다. 다른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귀신' 이야기 외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스릴러 소설이지만 우리나라와 미국의 교육제도까지 생각해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소설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옮겨 본다. '교정 입구의 높은 철문에 여학생의 시신이 매달려 있었다.'(9쪽) '알렉산드리아, 생일 축하해. 이제 드디어, 드디어 자유다.'(55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