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논어
<논어>는 공자의 어록이다. 공자가 한 말이나 제자들, 정치가들 혹은 은자들과 나눈 대화를 기록한 책이다. 논어라는 제목 자체가 의논(論)하여 편찬한 말(語)이라는 뜻이다.
논어를 편찬한 연대를 두고는 논란이 있지만, 대략 전국 시대 중기에 공자의 제자들이나 그 제자의 제자들이 편찬했다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논어가 지금 우리가 보는 것과 같은 모습으로 다듬어진 것은 한나라 때이다.
진시황이 사상을 통일하기 위해 실용서를 뺀 대부분의 고전을 불태우고 많은 학자들을 잡아다 매장시켜 버린 일을 '분서갱유'라고 한다. 논어도 이 험악한 세월을 피해 한동안 숨어 있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제나라에서 전해진 <제논어(齊論語)>, 노나라에서 전해진 <노논어(魯論語)>, 공자의 옛집 벽에 감추어 두었던 <고논어(古論語)>, 이렇게 세 종류의 논어가 나타났다. 이러한 책 중에서 한나라 때 장우(張禹)라는 사람이 <노논어>를 중심으로 최초의 교정본을 만들었는데, 지금 전하는 논어가 바로 이것이다.
송나라 때 주희(朱熹, 朱子)는 <논어>를 <예기>의 한 편이었던 <대학>, <중용>, <맹자>와 함께 묶어 사서(四書)라고 이름 붙였다. 그리고 이 네 권의 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주석을 달았다. 주희가 해설한 주석본은 이후 원, 명, 청 시대에 과거 시험의 교재로 채택됨으로써 다른 학파의 책들과 구별되는 '성경'의 지위에 오르게 되었다.
논어는 모두 20편으로 이루어졌고 각 편마다 학이(學而), 위정(爲政) 같은 이름이 붙어 있다. 그러나 이 이름은 각 편의 처음 두 글자나 세 글자를 딴 것일 뿐 별다른 뜻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즉, 학이편이라고 해서 학문에 관한 말이 집중적으로 나오거나, 위정편이라고 해서 정치에 관한 내옹이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논어의 내용을 주제별로 분류해보면 대략 ① 개인의 수양에 관한 교훈, ② 사회 윤리에 관한 교훈, ③ 정치론, ④ 철학론, ⑤ 제자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준 가르침, ⑥ 사람에 대한 비평, ⑦ 공자 자신의 술회, ⑧ 공자의 일상생활과 제자들이 보낸 찬사로 나눌 수있다. 이 가운데 ①과 ②에 해당하는 것이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나머지가 1/3을 차지한다.
논어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글은 학이편 첫 문장이다.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