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책

고령화가족

kdy820 2023. 3. 4. 15:17

 

1. 개요

송해성 감독의 가족 드라마로 2013년 5월 9일 개봉되었다. 천명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고령화가족이란  평균연령이 47살이나 되는 가족의 이야기란 의미이고, 그 나이를 먹고도 아직 정신 못 차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너무나 극단적인 성격들,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이들이 모여서 고성과 폭행이 난무한다. 그러나 가족들의 식사는 계속되고, 결국은 가족일 수밖에 없다는 내용을 보여준다.

 

2. 줄거리

나이 마흔의 인모(박해일)은 영화감독이다. 하지만 데뷔작인 '길 위의 여자'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월세마저 독촉당하는 입장에 놓인다. 그의 아내는 그 사이에 바람을 피우고는 이혼 요구까지 하고 있다. 인모는 비관 자살을 하려고 시도하는데, 닭죽을 먹으러 오라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는다. 인모의 어머니(윤여정)는 예순아홉의 할머니이지만 아직도 센스있게 차려입고 화장품 외판원을 하고 있다.

집에 도착한 인모를 맞이하는 사람은 백수로 지내고 있는 형이다. 한모(윤제문)는 마흔네 살의 나이에도 어머니한테 얹혀 지내며 놀고 먹고 있다. 그는 깡패였지만, 그의 동생들 성깔도 장난이 아니어서 오히려 구박을 받고 사는 중이다.

이때, 서른다섯 살의 셋째 미연(공효진)이 딸 민경을 데리고 친정으로 온다. 남자 없으면 못 사는 여자인데 남자 복이 또 지지리도 없다. 두 번째 남편에게 두들겨 맞고 온 그녀는 그래도 돈이 좀 있어서인지 오빠들을 무시한다.

여기서 첫째 한모는 전 남편의 아이고, 셋째 미연은 어머니가 밖에서 낳아 온 혼외 자식이니 어찌 보면 이들은 한 가족이면서도 남남인 사이다. 흔히 말하는 콩가루 집안...

민경은 열다섯 살의 중학생이다. 그런데 미연을 닮아서인지 개념도 없고 삼촌들을 무시한다. 맞춤법도 몰라서 엉망인 상황인데 친구들과 모여 담배를 피우기까지 한다.
한모는 미연과 민경이 너무 싫어서 인모와 말을 맞추고 둘이 오지 못하게 협동작전을 펴려고 하지만, 눈치도 없는 사람이라 자꾸 인모의 자존심을 건드려서 결국 공동작전은 실패한다. 
이 영화에서는 가족 간의 식사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삼겹살이나 라면 등의 식사 장면에서, 티격태격 어울리지 않는 사이임에도 가족이라는 끈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인모는 어머니가 어떤 노인과 지내다가 정육점에 들러 삼겹살을 받아오는 장면을 본다. 식구는 많은데 버는 사람은 어머니뿐이었으니, 그는 엉뚱하게도 고기 때문에 어머니가 몸을 팔았다고 생각해버린다. 

이후, 고령화 가족은 위기를 맞는다. 조카 민경이 가출을 한 것이다. 한모는 그래도 삼촌이라고 조카를 찾아 나서고, 그러다가 옛 조직을 만나서 조카를 찾아주면 바지사장을 해주기로 약속한다. 불법 카지노에 바지사장으로 들어가기는 했지만, 결국 바지사장이란 범죄를 뒤집어써야 하는 입장... 한모는 어차피 조직이 자신을 버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돈을 들고 외국으로 튀려고 한다. 하지만 인모가 조직에 잡히는 바람에 최악의 결과에 직면하게 된다. 인모가 조폭에게 두들겨 맞고 있던 시간, 한모가 돈다발을 들고 나타나서 동생을 구한다. 대신 엄청나게 맞아야 하는 고통이 따르고...

세월이 흘러, 미연이 새 남편(김영재)이 될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장면이 나온다. 미연의 세 번째 결혼식장에 한 노인이 나타난다. 어머니에게 고기를 사주던 그 노인이었다. 그는 바로 미연의 친아버지였다. 결혼식에서 딸의 팔을 잡고 나가면서 노인은 행복해 한다.

​다시 세월이 흐르고, 남매들은 각각 독립해서 살아간다. 미연은 남편과 옷가게를 열었고, 문제아 민경은 춤을 배우며 꿈을 키운다. 한모는 맞은 다리가 불구가 되었지만 미용실 수자(예지원)와 사귀다가 같이 살게 되고, 인모는 에로영화 감독이 되어 제법 잘나가고 있다. 그들의 어머니는 미연의 아버지와 정식으로 재혼해서 행복한 신혼생활을 한다는 장면으로 영화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