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책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kdy820 2023. 2. 25. 17:58

1. 개요

영화 《나이브스 아웃》의 후속작. 라이언스게이트에서 배급한 전편과 달리 넷플릭스가 후속 편의 판권을 확보하여 독점배급을 맡게 되었다. 공개일은 2022년 12월 23일. 제47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관객상 3위 입상작이자 제66회 런던 영화제 폐막작이다.

 

2. 줄거리

2.1. 마일스의 초대장
2020년 5월 13일, 테크 기업 '알파'의 창립자인 억만장자 마일스 브론이 보낸 의문의 나무 상자가 각각 코네티컷 주지사 클레어 디벨라, 알파의 과학자 라이오넬 투생, 스타 모델 버디 제이, 마초 유튜버 듀크 코디, 4명의 오랜 친구들에게 전달된다.
"사랑을 담아, 마일스 브론으로부터" 라는 쪽지만 붙어있을 뿐 어떤 표시도 없는 그 상자를 열기 위해, 친구들은 단체 통화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매직 아이, 피보나치 수열, 모스 부호, 원소 기호 등 다양한 요소가 요구되는 퍼즐을 차례차례 풀어나가고 모든 퍼즐을 풀자 상자 중심부가 열리면서, 그리스에 있는 본인 소유의 섬에서 살인 미스터리 추리를 하며 노는 주말을 보내자는 마일스의 초대장을 받게 된다.
같은 시각, 이 네 명 외에 또 한 사람도 상자를 받았다. 5번째 수령자인 흑인 여자는 말 없이 상자를 바라보다 도저히 풀 싶지가 않았는지 망치를 가져와 상자째로 퍼즐을 그냥 박살내버리고 그 안에서 초대장을 발견한다.
한편, 코로나19 때문에 화장실 욕조 안에 틀어박혀서 격리 중이던 사설 탐정 브누아 블랑은 지인들과 어몽어스를 하며 지루함을 떨쳐내려 하지만 자신에겐 흥미진진한 사건이 필요하다며 하소연 하던 중, 남편 필립으로부터 누군가가 상자를 들고 찾아왔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2.2. 섬으로
마일스가 초대한 섬으로 가기 위해 항구로 모이는 일행들. 브누아 블랑에 이어 상자를 받았던 네 명의 친구, 여기에 버디의 비서 페그와 듀크의 여자친구 위스키까지 총 7명이 도착한다. 일행은 곧 유명인사인 블랑을 알아보고, 게임을 위해 마일스가 초대를 한 것으로 이해한다. 곧이어 마일스의 고용인이 나타나 일행에게 코로나 살균제를 뿌려준다. 그렇게 마일즈의 섬으로 향하는 배에 승선을 하던 와중, 뒤늦게 도착한 택시에서 누군가가 내리는데, 바로 받은 상자를 부쉈던 5번째 인물, 앤디. 네 친구들은 그녀를 보자 얼굴이 굳어버리고, 블랑은 이를 유심히 지켜본다.
배를 타고 가던 중, 블랑은 라이오넬에게 앤디에 대해 물어보는데, 그녀는 본래 마일스와 같이 '알파'를 설립한 공동 창업자였으나 모종의 갈등 끝에 마일스에게 소송을 걸었고, 참패한 뒤 회사에서 쫓겨난 인물이었다. 다들 어색한 분위기로 그녀를 눈여겨보면서 일행은 마일스의 섬으로 향한다.
곧이어 배가 섬의 선착장에 도착하고 모래사장에서 마일스가 기타를 치면서 친구들을 반겨준다. 한명 한명 인사를 하던 도중, 마일스는 앤디를 보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이내 분위기를 추스리고는 친구들을 자신의 거대하고 호화로운 별장 건물로 이끈다.
마일스는 블랑을 불러 둘이서만 독대한다. 옥상에 전시해놓은 화려한 포르쉐 등을 보며 감탄하는 블랑에게 마일스는 대뜸 여기에 왜 왔느냐고 묻는다. 자신은 블랑에게 수수께끼 상자를 보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두 사람은 다섯 친구들 중 누군가가 자신에게 온 박스를 재조립해서 블랑에게 보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익명의 초대장은 불길한 징조라며 당황하는 블랑과는 달리 마일스는 오히려 친구들에게 한방 먹었다면서 자신의 게임이 더 흥미진진해졌다면서 즐거워하고, 블랑에게 이제라도 정식으로 초대하겠다며 넘어간다.
그리고 시작된 휴가. 수영장에서 자레드 레토가 매년 보낸다는 콤부차도 마시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일행. 그런데 마일스가 블랑에게 자신과 친구들의 자랑을 늘어놓는 것을 듣던 중 갑자기 화가 난 듯한 앤디가 그들의 진짜 관계를 폭로한다. 마일스는 클레어의 막대한 정치자금 후원자이자, 버디 제이가 인종차별을 비롯한 여러가지 막말 논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구해주는 사실상 목줄을 쥔 주인, 알파 사의 이사인 라이오넬의 상사, 트위치에서 애들한테 코뿔소 뿔로 만든 발기부전 약(...)을 팔다가 변을 당한 듀크를 유튜브에 정착하게 해준 후원자였다. 즉, 이 친구들 전원이 마일스에게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있는 처지였다. 앤디는 거기에 더해서 전원이 자기 이익을 위해서 친구를 배신할 작자들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이고 자리를 떠난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블랑은 몰래 이들의 관계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아니나 다를까 앤디를 제외해도 '붕괴자들' 멤버 사이는 겉보기에만 화목했을 뿐 사실은 철저하게 곪아 있었다. 평소 언행이 가벼워 논란이 잦던 버디는 또 사고를 치는 바람에 마일스에게 제대로 사과문을 올리고 자숙하라는 경고를 받았고, 이 건으로 인해 비서인 페그와 마찰을 겪고 있었다. 듀크는 조깅을 하다가 애인인 위스키가 마일스와 바람을 피우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만다.
이윽고 해가 지고 펜트하우스에서 시작된 파티. 마일스는 친절하게 친구들 한명 한명의 이름이 적힌 잔에다 각자가 좋아하던 술을 준비해 건네준다. 그리고 놀랍게도 프랑스 국립 루브르 박물관이 코로나로 인해 휴장하는 동안 거금을 주고 모나리자 진품을 대여해 저택 거실에 전시해두었다고 밝힌 뒤, 두꺼운 유리 벽과 첨단 보안 센서로 단단히 봉인되어 있지만 해제 스위치를 인형에 달아놓았음을 공개한다. 경악한 일행에게 자신의 삶의 지침이 되어준 경험이 모나리자를 처음 봤을때라면서 모나리자와 같은 호흡에서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싶다며 일장연설을 늘어놓는 마일스.
이어 마일스는 일주일 후 이 섬에서 전세계 정상들과 언론사들을 불러놓고 세기의 대발표가 있을 것이라면서 작은 결정을 보여준다. '클리어'라고 이름 붙인 그 결정은 석유나 석탄, 태양열을 능가하는 차세대 청정 에너지원으로 해수에서 추출하는 사실상 원천이 무한에 가까운 원료라는 것. 하지만 이미 클리어에 대해 알고있던 라이오넬은 경악하면서 아직 제대로 실용화가 가능한지, 부작용은 없는지 아무것도 검증되지 않은 물건에 과학자인 자신과 정치인인 클레어의 커리어까지 걸 수는 없다고 따진다. 그러자 마일스가 의미심장하게 눈치를 주는데, 알고보니 이미 섬의 시설 전체가 클리어로 돌아가는 중이며 마일스는 발표 강행을 결심한 입장.
결국 이렇게 애매한 분위기에서 마일스가 준비한 살인 추리 게임이 시작된다. 자신이 죽는 상황을 연기할테니 누가, 왜, 어떻게 사건을 일으켰는지 맞춰보라는 것. 그러나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블랑이 일어나더니 홀에 설치된 석궁과 저택에서 마일스가 언급했던 옛 잡지를 통해 살인의 동기와 범인까지 순식간에 추리해서 게임을 시작과 동시에 끝내버린다. 이에 마일스는 기분이 잔뜩 상한 채 독채로 가는데 뒤따라온 블랑은 자신이 일부러 게임을 망쳤다고 밝히면서, "지금 이 섬의 7명(친구 5명+2명) 모두가 당신을 죽여도 이상치 않을 동기가 있는데 거기다 대고 살인 게임이라니 제정신이냐. 장전된 총을 탁자에 놓고 불을 끄는 꼴"이라며 일갈한다.
한편 마일스와 블랑 외 나머지 일행들 사이에서도 묘한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었다. 각자 술을 마시고 취기가 돌자 서로 약점을 들먹이며 분위기가 날카로워지더니, 앤디가 마침내 자신은 진실을 원한다며 울분을 토해낸다. 그러자 듀크가 자신이 총대를 매겠다면서는 앤디에게 네가 패배자에 불과하다는게 진실이라면서 격하게 모욕하고, 앤디는 분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떠난다.
다시 돌아온 마일스는 분위기가 왜 이렇냐며 음악을 틀고 버디가 신나게 춤을 추며 흥을 내는데, 듀크가 갑자기 자기 채널이 흥한다며 자신의 휴대폰을 마일스에게 보여준다. 그리고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마일스에게 자신을 알파 뉴스에 합류시켜달라 부탁하고, 마일스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하면서 분위기는 다시 화기애애해진다.
그런데 그 직후, 술을 마시던 듀크가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쓰러지고, 모두가 손쓸 틈도 없이 듀크가 사망해버린다. 기도에 이물질이 없음을 확인하고 우발적인 사고가 아닌 살인임을 직감한 블랑은 즉시 육지에 연락해 배를 보내라고 하지만, 돈지라르 선착장(...)의 결함 때문에 썰물 때만 배를 보낼 수 있다는 답변만 듣게된다. 즉 반나절은 지나고 해가 뜨기 시작할 쯤에야 배가 올 수 있다는 것.
그 때 마일스는 바닥에 떨어진 잔에 적힌 자신의 이름을 보고는, 듀크가 실수로 자신의 잔에 든 술을 마신거라고 말한다. 누군가가 자신을 독살하려 했었다는 것에 경악한 마일스는 블랑의 뒤에 숨어서 범인을 잡으면 10억 달러를 주겠다면서 겁에 질린다. 게다가 듀크가 항상 홀스터에 끼고 다녔던 권총까지 어디론가 사라진 상황. 그 때 갑자기 10시를 알리는 뎅~ 소리가 들리고 이에 마일스는 자신이 계획한 이벤트가 시작된다면서 두려워하는데... 그건 바로 섬 전체의 불이 꺼지는 것이었고, 칠흑같은 어둠에 잠기자 모두가 겁에 질려 떨게 된다. 그러는 와중에 갑자기 위스키가 뛰쳐들어와 듀크를 죽인 범인이 앤디이고 그녀가 방을 뒤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소리지르는데, 마일스는 먼저 당할 수는 없다면서 그대로 달려나가고 이후 나머지 일행도 뿔뿔이 흩어진다.
모두가 우왕좌왕하던 와중에, 블랑은 저택 앞 계단에서 앤디와 마주친다. 그런데 그녀를 "헬렌"이라고 부르고, 그녀 또한 기존의 도도하던 모습이 아닌 당황한 모습을 보인다. 그 때 누군가가 건물 내 유리창 뒤에서 사라졌던 듀크의 총을 쏘고, 왼쪽 가슴을 직격당한 앤디는 그 자리에서 쓰러진다. 일행들이 찾아왔을 때 블랑은 눈물까지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많은 것을 알아냈다면서 일행을 데리고 펜트 하우스 안으로 들어가서 말을 꺼내기 시작하는데...

 

2.3. 글래스 어니언의 진실
사실 앤디는 이미 2주 전에 죽었다. 지금까지 등장한 앤디는 쌍둥이 동생 헬렌 브랜드였다.
작품 시작 시점. 헬렌은 언니에게 온 수수께끼 박스를 박살내고 안의 초대장을 발견해 브누아 블랑에게 가져가 사건을 의뢰했다. 앤디 브랜드는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시동이 켜진 차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으나, 헬렌은 언니의 죽음을 납득할 수 없었고, 집안을 뒤지다가 컴퓨터에서 사망 전날에 보낸 이메일을 발견한다. 메일은 '찾았어'(I found it)라는 제목과 함께 빨간 봉투를 든 앤디의 사진으로, 듀크, 라이오넬, 클레어, 버디에게 보내진 것이었다. 정황상 앤디의 메일을 받은 4명의 수신자들 중 누군가가 빨간 봉투의 내용물이 공개되는 걸 막기 위해 앤디를 죽였음이 분명했다. 그 봉투가 무엇인지는 헬렌이 언니의 일기장을 읽으면서 알게 된다.
10년 전, 술집 '글래스 어니언'에 모여 놀던 '붕괴자들'은 지금과는 다르게 버디는 퇴물 모델, 듀크는 게임 너드, 라이오넬은 임시직 교사, 클레어는 낙선한 시의원이라는 평범한 커리어의 인물들이었다. 그러던 중 앤디가 실패한 사업가였던 마일스를 데려와 멤버에 끼워주었는데, 그는 곧 재능을 발휘해 버디가 재기를 이루도록 돕고 듀크가 인플루엔서로 자리잡게 해주고 라이오넬이 논문을 발표하게 도와주고 클레어가 시의원에 당선되게 해주면서 멤버들 사이에서 신임을 얻는다. 이후 앤디는 자신의 냅킨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마일스와 함께 벤처 기업 '알파'를 설립했다.
그렇게 회사를 크게 성공시켰으나, 마일스가 어느 노르웨이 과학자에게 전해들은 대체 에너지 사업에 집착하기 시작하면서 둘의 사이는 어긋난다. 해당 사업의 위험성을 알았던 앤디가 격하게 반대했고, 이에 마일스는 계약서의 허점을 이용해 회사를 독차지하려 했다. 둘의 재판은 회사의 근간이 된 첫 사업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것으로 번졌는데 앤디가 증언한 '알파의 첫 시초가 된 메모가 적힌 냅킨'은 물증으로 남겨져 있지 않았고, 법정에 증인으로 선 라이오넬, 듀크, 버디, 클레어 네 명이 모두 마일스가 그 냅킨을 썼다고 거짓 증언을 하면서 앤디가 재판에 패배하게 된다.
이를 근거로 생각해보면 빨간 봉투의 내용물은 지적재산권 재판의 물증이 될 냅킨일 것이며 첫 사업을 진행한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알파사의 사주가 바뀌게 되어 재판의 결과도 뒤집을 수 있는 심각한 물증이었던 것. 그러나 이 봉투는 죽은 앤디의 집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헬렌은 블랑에게 이 초대장을 갖고 섬에 가서 언니를 죽이고 봉투를 가져간 진범을 찾아달라고 요청하지만, 블랑은 혼자서는 어렵다면서 헬렌에게 쌍둥이 언니로 변장한 채 섬에 가자고 역제안을 한다. 헬렌이 바로 블랑을 찾아오느라 아직 부고도 올라오지 않았고 장례식도 진행하지 않았기에 속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죽인 여자가 섬에 등장한다면 살인범이 반응을 보일 게 당연하고, 그 틈을 타 둘이 조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 무척 위험한 일이고 블랑도 강요하지 않았으나 헬렌은 위험을 무릅쓰기로 한다.
섬에 도착한 둘은 남몰래 협조해가고, 헬렌은 염탐을 통해 일행의 많은 비밀을 알아낸다. 우선 라이오넬과 클레어는 사실 마일스가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는 클리어 사업이 실용화가 아득히 먼 기술임을 알고 있었으나, 마일스의 압박에 못 이겨서 각자 유인 로켓 개발과 발전소 건립이라는 자신들의 커리어를 건 일에 이미 올라타버린 상태였다. 듀크는 자신의 유튜브가 위기였기에 애인인 위스키를 시켜 마일스를 꼬드기며 베겟머리 송사를 요구하는 상황이었다. 버디는 방글라데시에서 벌어진 공장 인권 문제에 관한 책임을 마일스 대신 덮어쓰는 대신 3천만 달러라는 거금을 받기로 약속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 이렇다 할 커리어 없이 10년 동안 버디의 뒤치닥거리만 해온 비서 페그는 그냥 무직자 신세가 되고 만다는 것.[52] 또한 듀크의 여자친구 위스키는 붕괴자들 사이에서 겉도는 처지였으며, 듀크가 자신을 악세사리 취급하는 데도 남성 인권 얘기로 이목을 끌려는 데도 질려 있었지만 자기 브랜드를 만드려는 계획 때문에 참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는 믿었던 친구들한테 배신당한 카산드라를 동정하기까지 한다.
이후 헬렌은 콤부차를 마시고 완전히 취해서 마일스와 그 친구들에게 화를 냈다가, 뒤를 쫓아온 클레어 일행과의 대화를 통해 사망 당일 앤디의 집에 듀크, 라이오넬, 클레어, 버디 전원이 앤디의 집에 방문했으며 네 사람 모두 앤디를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또한 섬에 있던 수많은 부재중 팩스 더미 속에 라이오넬이 마일스에게 공유한 앤디의 메일 전문이 와 있는 것으로 봐서는 마일스도 앤디를 죽일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한다.
4명이 앤디에게 방문했다면 냅킨이 든 빨간 봉투도 섬에 가져왔을 거라고 생각한 블랑은 헬렌에게 일부러 저녁 파티 시간에 그들에게 시비를 건 다음 마음이 상한 것처럼 위장해 의심받지 않고 자리를 빠져나가라고 알려준다. 헬렌은 이 말대로 하고 듀크에게 심한 말을 듣고는 빠져나가 모든 방을 뒤지기 시작하는데 봉투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방에 돌아온 위스키와 마주치고 듀크 살인범이라는 오해만 사고는 겨우 도망치다가 블랑과 다시 만난다.
바로 이 때가 누군가가 헬렌을 총으로 쐈던 순간이다.그러나 헬렌은 가슴팍에 넣어둔 언니의 일기장이 총알을 막아준 덕에 죽지 않았다. 이에 블랑은 아직 뒤져보지 못한 장소, 건물의 중심 글래스 어니언을 떠올리고는 마침 자신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제레미 레너의 핫소스를 헬렌의 가슴에 뿌려 죽은 것으로 위장하고 시간을 벌어준다.
블랑이 모두를 홀에 모아놓고 사건의 진상을 알려준다면서 말을 돌리고 시간을 끄는 동안 틈을 타 헬렌은 글래스 어니언 잠입에 성공한다. 그리고 아무 말이나 던져 사람들의 시선을 끌던 와중에도 블랑의 말이 점차 앞뒤가 맞아가면서[61] 진범이 누군지 드러난다.


2.4. 사건의 전말
앤디와 듀크를 죽인 살인범은 마일스였다.
마일스는 뉴욕에서 라이오넬이 보낸 문제의 팩스를 받고 즉시 누구보다 먼저 앤디의 집으로 달려갔었다. 앤디는 마일스를 순순히 집에 들여보내주면서 대화를 시도했지만 돌아온건 수면제와 살해였다.
마일스가 듀크를 죽인 이유 또한 앤디 살인 사건 때문이었다. 마일스는 고급스럽고 독특한 파란색 포르쉐를 무척이나 좋아해 그것만 타고 다녔는데, 앤디를 죽인 날에도 그 차를 타고 갔고, 일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오토바이를 타고 오던 듀크를 칠 뻔하면서 서로를 확실히 인지하고 만다. 이것은 섬에 도착한 첫 날 낮에 수영장에서 술을 담가둔 자동차 모양 아이스 박스를 보고 듀크가 "그 날 너한테 치일 뻔 했다, 앤디네 집에서"라고 말하며 또한번 드러나는데, 마일스는 잽싸게 그 앤디가 앤더슨 쿠퍼인거 처럼 말하면서 친구들의 의심을 피했다. 그러나 이를 기억하던 블랑이 다시 언급하자 그 자리의 모두가 다시 기억해낸다. 게다가 마일스는 다른 친구들에겐 6개월 전부터 그리스에서 머물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 2주 전에 뉴욕에서 위스키와 몰래 밀회를 가지기도 했던 만큼, 자신의 알리바이를 알고 있는 듀크를 제거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다 섬에 온 날 저녁, 스마트폰에 온 구글 뉴스 알림을 통해 듀크가 혼자 '앤디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듀크는 앤디의 집에 마일스가 먼저 갔던 걸 아는 유일한 인물이기에 살해범이 마일스임도 유추할수 있는 입장. 이걸 다른 일행들은 모르게, 자기 채널이 대박 터졌다는 거짓말을 하며 마일스에게만 부고 소식을 보여주면서 무언의 압박을 했고, 자신의 채널을 알파 뉴스라는 기업 홍보 프로그램에 노출시켜 편의를 봐줄 것을 요구해 성사시켰다. 즉, 앤디를 죽인걸 모른 척 해주는 대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한 것. 그러나 마일스는 듀크에게 순순히 약점을 잡혀줄 인간이 아니었고, 원하는 걸 얻었다고 방심한 듀크의 총과 휴대폰을 몰래 훔친 후 파인애플 알러지가 있는 듀크에게 파인애플 원액 주스를 섞은 술을 줘서 독살한 것이다.
듀크가 죽었을 때 모두가 마일스의 잔을 듀크가 잘못 마셨다가 죽었다고 생각해 원래는 마일스가 죽을 뻔 했다고 생각했으나 사실은 그 반대. 모두가 마일스의 증언에 속았을 뿐, 듀크에게 잔을 건네준 건 분명 마일스였다. 본래부터 마일스는 친구들이 좋아하는 술을 직접 준비해서 잔을 건네주는 걸 매번 똑같이 했기에 듀크도 자연스럽게 받아 마신 것이다.
여기서 블랑은 또 한 가지를 더 폭로하는데, 사실 마일스는 사실 천재 사업가가 아니라 남의 것을 훔치거나 도움을 받았을 뿐 혼자서는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아무 것도 없는 데다가 무식하기까지 한 멍청이었다. 블랑이 관찰한 바에 의하면 마일스의 말은 온통 비문 투성이였고, 선착장은 설계가 잘못 되어 필요할 때 뜨지도 않고, 미래의 연료랍시고 발명한 클리어는 재앙 그 자체인데다가 마일스의 붕괴론 철학은 겉핥기 식이었고, 본인 소유의 섬이면서 정작 그 섬이 에게해에 있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친구들에게 보낸 퍼즐 상자와 기획한 추리게임도 다 본인이 구상한 것이 아니라 외주로 만든 것이었으며, 심지어 듀크의 총을 숨겨서 헬렌을 암살하려는 계획도 본인이 생각한 게 아니라 블랑이 "본인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놓고 살인 추리극 게임을 하다니 불을 끈 채로 장전된 총을 탁자에 올려둔 상황이나 마찬가지이다."라고 말 한 것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것이었다.
졸지에 살인범으로 몰린 마일스는 전부 정황증거일 뿐이며 물증은 어딨냐고 따지지만, 이 때 헬렌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면서 글래스 어니언에서 찾아낸 10년 전 알파 사의 사업 아이디어가 적힌 냅킨을 들고 마일즈 면전에서 그 종이에는 이미 9년 전 문 닫은 술집 '글래스 어니언' 로고가 새겨져 있어 정밀조사에 들어가면 진품으로 인증받을 것이 확실할거라고 하는데.....
마일즈가 갑자기 라이터를 꺼내 헬렌 면전에서 헬렌이 들고있던 냅킨을 태워 잿더미로 만들어버린다. 마일즈가 라이터를 가지고 있고, 저 냅킨이 유일한 증거라는걸 헬렌은 간과했던 것. 자신의 범행을 입증할 유일한 증거가 없어진 마일즈는 누가 너의 증인이 되주겠냐고 우기고. 헬렌은 붕괴자들에게 마일즈가 냅킨을 태우는걸 두 눈으로 똑똑히 봤지 않냐며 추궁하지만 이미 붕괴자들은 마일즈의 편으로 다시 돌아선 후였고 모두 헬렌의 눈을 피한다. 블랑도 탐정의 소관은 진상을 밝히는 것까지 라면서 안타깝다고 위로한다. 그리고 술을 건네주고 용기를 내라며 "언니가 왜 이 일에서 발을 뺀 건지 떠올려라"고 말하는데....


2.5. 결말
헬렌은 블랑이 건네준 위스키 소다를 원샷한 후, 자신을 비웃는 마일스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술잔을 바닥으로 떨어트려 깨는 것을 시작으로 홀의 모든 값비싼 유리 조각품을 박살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처지와 마일스의 악랄함에 불만이 폭발한 다른 다섯명도 함께 장식품을 부수기 시작한다. 마일스는 그들을 보며 계속해서 비웃는 태도를 보이는데, 헬렌이 메이스로 리버라치 피아노와 도수 높은 술 거치대를 때려부수자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대체 뭘 원하냐며 말려보려 하지만, 헬렌은 되려 마일스에게서 냅킨을 태워버렸던 그 라이터를 빼앗아 박살난 술 거치대에 불을 붙여버리고, 덤으로 자신의 겉옷과 소파 쿠션과 담요 등등을 불쏘시개로 써서 불을 더 크게 키우자, 좀 전까지만 해도 여유를 보였던 마일스는 크게 당황한다.
거기까지만 하라고 경고하는 마일스를 헬렌은 힐끗 쳐다보더니 주머니에서 꺼낸 클리어 결정을 불에다 던져버린다. 블랑이 건물 밖으로 나가면서 술과 함께 건네준 것은 클리어 결정이었고, "언니가 왜 이 일에서 발을 뺀 건지 떠올려라"라고 말한 건 이 클리어 결정의 위험성을 이용해 마일스를 무너뜨리라는 힌트를 준 것이었다. 모닥불처럼 작게 타오르던 화재는 클리어를 넣자마자 작은 버섯구름을 일으키며 공조 시스템으로 빨려들어가 순식간에 건물 군데군데 퍼져나가서 대폭발을 만들었고 다들 충격으로 나가 떨어졌다가 불타는 홀에서 간신히 일어난다. 그 순간 마일스와 헬렌의 시야에 동시에 들어온 건 모나리자 진품. 헬렌도 마일스도 모나리자를 향해 거의 동시에 달렸으나 헬렌은 마일스를 떨쳐내고 방호벽을 열어서 모나리자를 불에 휩싸이게 만든다. 이에 큰 충격을 받고 멘붕하는 마일스의 찌그러지는 표정은 덤.
한참 후 불타는 건물 밖으로 빠져나온 일행. 마일스는 헬렌에게 분노하지만 헬렌은 '네가 보험사, 국립박물관, 알파 사를 속이고 설치한 차세대 에너지원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을 태웠다'면서 "축하해. 소원대로 이제 모나리자와 함께 역사에 길이 기억되게 생겼네"라고 덧붙이고는 떠나버린다. 이에 마일스는 이게 왜 내 탓이냐고 화를 내며 친구들에게 증언을 해 줄 것을 부탁하지만... 라이오넬, 클레어, 버디, 페그, 위스키 전원이 고소해하며 '네가 그동안 한 짓들을 우리가 다 봤다' 면서 모든 범죄를 증언 할 것을 선언한다. 마일스 역시 자신의 몰락을 확신하고는 자포자기하듯 주저앉는다.
선착장에서 경찰쾌속선이 오는 걸 보던 블랑은 헬렌에게 "그 개자식 잡았나요?"라고 묻고 헬렌은 후련한 듯 "네"라고 대답하고, 뒤이은 "이제 집에 갈 준비가 됐나요?"라는 질문에 미묘한 표정을 지은 채 영화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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