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쌀쌀한 바람이 부는 날이었습니다. 아직 초록 잎도 돋아나지 않은 앙상한 살구나무에 달팽이 한 마리가 열심히 기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주위에서 먹이를 찾던 새들이 살구나무를 오르는 달팽이를 보고 저마다 한마디씩 했습니다. “야, 달팽이야 너 어디 가려는 거니?” “살구나무를 끝까지 오르려면 하루가 다 가도 모자라겠다.” “아직 살구도 열리지 않았는데, 거긴 힘들게 왜 오르니?” 저마다 달팽이의 모습이 어리석다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그러자 달팽이는 묵묵히 나무를 오르며 말했습니다. “내가 저 가지에 오를 때쯤엔 탐스런 살구가 열려 있을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달팽이가 살구를 먹을 수 있다는 목표를 갖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얼마나 장해 보입니까? 헬렌 켈러는 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