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책

암살

kdy820 2023. 3. 1. 14:16

 

1. 개요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친일파 암살 작전을 소재로 삼고 2015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 1932년 3월에 실제로 있었던, 조선 총독인 일본 육군 대장 우가키 가즈시게의 암살 작전을 모티브로 제작하였다. 독립운동사에서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된 김원봉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

 

2. 줄거리

한일 병합 직후인 1911년 염석진(이정재)은 손탁호텔에서 친일파 강인국(이경영)과 만난 데라우치 마사타케와 이완용을 암살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염석진은 일본 육군 헌병들을 사살하고 현장을 탈출하지만 이 과정에서 허리에 총상을 입게 되고, 강인국의 처 안성심(진경)의 도움으로 강인국의 집에 숨어 있는다. 이날 데라우치의 일정은 기밀이었으나, 안성심이 남편으로부터 데라우치와 만난다는 정보를 입수해 염석진과 공모했던 것. 안성심은 암살 미수에 자신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코 앞에서 담배 뻑뻑 피우면서 당당하게 밝히는 깡다구를 보여주고, 강인국의 '나도 죽을 뻔 했다.'는 말에 "당신은 왜 죽으면 안 돼요?"라고 바로 받아치며, "나를 넘기면 당신이랑 같이 했다고 증언할 거다"며 협박한다.

그날 밤 안성심은 유모와 쌍둥이 딸들을 데리고 염석진과 함께 만주로 떠난다. 하지만 처의 협박에 굴복해 탈출하는 것을 방조하는 것처럼 보였던 강인국은 자신의 집사를 비롯한 수하들에게 "쌍둥이 딸들을 제외한 모두를 죽이라"는 냉혹한 명을 내렸다. 다행히도 염석진이 수행하던 유모와 쌍둥이 동생(안옥윤)은 탈출에 성공했으나, 끝내 집사에게 따라잡힌 강인국의 처는 집사의 총에 맞아 죽고 쌍둥이 언니(미츠코)는 경성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유모와 아이를 살린 염석진이 경찰에 체포되어 종로경찰서에 잡혀들어가게 되는데, 일본제국 경찰로부터 "살려주는 대신 일제의 밀정으로 활동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여 변절한다. 염석진은 이때 종로경찰서에서 탈옥한 전설적인 독립운동가로 알려졌지만 사실 탈옥을 가장한 석방이었던 것. 이후 미츠코(전지현)의 말에 의하면, 이 사건을 "강도 사건"으로 포장하고 어머니, 유모, 동생이 죽었다고 강인국이 뻥친 듯.

한편 안옥윤(전지현)을 데리고 만주로 도망친 유모는 간도 참변(경신참변) 때 일본군에게 살해당했다. 안옥윤이 김원봉(조승우)과 작전 요원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야기한 내용. 당시 유모가 총에 맞아 죽었는데도 "운이 좋았다"고 말했는데, 안옥윤은 이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칼에 찔리고 불에 타는 등 고통스럽게 죽어가는데 차라리 총에 죽는게 나았을거라고 말한다.

안옥윤, 속사포(조진웅), 황덕삼(최덕문)은 김원봉의 제안과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의 주도로 매국노 강인국과 조선 주둔군 사령관인 일본 육군 소장 카와구치 마모루(심철종)를 암살하기 위한 작전을 전개한다.

염석진은 먼저 암살 작전에 참여할 인원들의 신상 정보와 이들이 상하이 프랑스 조계의 '미라보 여관'에 묵을 것이라는 정보를 일제에 넘긴다. 한편 먼저 도착한 안옥윤은 미라보 여관의 카페에서 기다리다가, 카페 안에 일본 깡패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프랑스 국가 헌병대의 검문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이때 같은 카페에 있던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이 즉석에서 안옥윤과 함께 숙소에 신분증을 놓고 온 중국인 부부인 척 즉흥 연기를 해줘 프랑스 헌병들을 속여넘길 수 있었다. 이후 속사포와 황덕삼도 미라보에 도착, 김원봉이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암살 요원들을 소집해 정보를 나눈 뒤 요원들은 여관을 떠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염석진과 일본 대원들이 미라보에 들이닥치지만, 이미 요원들이 떠난 뒤라서 암살은 실패했다.

이후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돌아온 염석진은 아랫층 방에서 먹을 갈다 김구(김홍파)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김구의 집무실에서 몰래 암살 목표가 누군지 찾고 있었다. 그러다 김구가 갑작스레 집무실로 돌아오자 염석진은 몸을 숨겼는데, 김구는 함께 들어온 명우(허지원)와의 대화를 통해 이미 염석진의 수상한 행동을 어느 정도 포착하고 염석진을 떠보기로 한다. 김구는 명우에게 총을 받았고, 총알이 필요하지 않다며 받지 않은 뒤 명우의 말을 따라 염석진이 있던 방으로 향했다. 염석진은 김구와 명우가 집무실을 나서자 창문을 뛰어넘어 급하게 있던 곳으로 돌아갔고, 김구가 방에 다다르기 전에 먼저 도착해 아무일 없이 먹을 가는 척 했다. 김구가 염석진에게 총을 주고 슬쩍 떠보자 빈 총임을 알고 있던 염석진은 약간 과장된 듯이 관자놀이에 총을 대고 방아쇠를 당기며 자살 퍼포먼스를 보였고, 평소 김구에 대한 존경심을 내비치며 본인은 억울함을 표명했다. 김구는 자신이 잘못 봤나 보다며 돌아갔지만, 이미 김구는 사람을 보내 염석진의 거처를 수색, 암호표와 거액의 현금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밀정임을 어느 정도 간파한 상황이었다. 김구는 이후 염석진과 함께 일한 경무국 대원 명우와 세광에게 "염석진이 밀정이면 죽여라"고 지령을 내린다,

이후 염석진은 태연하게도 집무실에서 확인한 암살 작전의 타겟 2명의 신상을 일본 측에 전달하고, 조선인 살인 청부업자들인 영감과 하와이 피스톨에게 암살 요원들을 "일본군 쪽의 밀정"이라고 둘러댄 뒤 3,000불을 대가로 청부살인을 의뢰한다. 하지만 의뢰를 마친 후 나오는 길에 김구가 보낸 명우와 세광의 추적에 걸려 동행하던 사사키가 살해당하고 염석진 본인도 포위되나, 이 둘은 그동안 함께 일해 왔던 염석진을 바로 죽이지 못하고 주저하는 틈을 타 염석진은 둘을 총으로 쏴 쓰러뜨리고 허겁지겁 도망친다. 김구에게 목숨이 노려지는 것이 염석진에게도 꽤 충격이었는지, 둘을 죽이고 한동안 멘붕에 빠져 자신이 자주 드나들던 아편굴에 들어가 아편에 취한 상태에서 가게에 들어온 중국인들을 자신을 죽이러 온 김구 일행으로 착각하고 사살하기도 했다. 결국 이 사건으로 더는 신분을 의탁하지 못하고 아편굴을 나온 염석진은 암살단의 뒤를 쫓아 경성으로 간다.

이러한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암살단 3인방은, 경성에 도착해 카페 아네모네에서 마담(김해숙)을 만난 뒤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기 시작한다. 비슷한 시기에 염석진의 의뢰를 통해 경성으로 이동하는 하와이 피스톨은 경성행 기차에서 일본 해군 장교 행세를 하면서 우연히 만난 일본 육군 보병 대위이자 카와구치 마모루의 아들 카와구치 슌스케(박병은)에게 자신은 '다나카 해군 소위'라 속이고 친분을 쌓는다. 카와구치 슌스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선인을 죽여본 적이 있느냐"고 다나카 소위로 위장한 하와이 피스톨이 물어본다. 그리고 자신이 죽인 조선인들을 손가락 3개를 들어올려 나타내보인다. 경성에 도착한 영감(오달수)과 하와이 피스톨은 인력거꾼에게 암살단의 사진을 보여주는데, 인력거꾼은 안옥윤을 보고 "강인국의 딸 미츠코"라고 한다.

한편 암살단은 아네모네에서 작전 회의를 진행하는데, 타겟인 카와구치 마모루와 강인국이 지나는 길목에 가솔린 가게가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타겟들을 주유소로 유인해 더 사살에 용이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전략을 짠다. 일단 의도적으로 강인국의 차량과 사고를 낸 뒤, 속사포와 황덕삼이 수리공으로 위장해 강인국의 집을 찾아와 차량을 수리하면서 차에 있는 기름을 빼버렸다.

한편 속사포와 황덕삼이 기름을 빼는 사이 안옥윤은 아네모네 마담의 제안으로 안경을 새로 맞추러 미츠코시 백화점에 들른다. 안경점에서 안경을 맞추고 배달 예약을 한 뒤 백화점을 나서는 안옥윤을, 근처에서 안옥윤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발견하고 유심히 지켜본다. 여기서 안옥윤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안옥윤은 강인국의 쌍둥이 딸 중 동생, 그리고 백화점에서 안옥윤을 바라보던 그 사람은 안옥윤의 쌍둥이 언니 미츠코였다. 미츠코는 결혼을 앞두고 혼약자 카와구치 슌스케와 함께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던 중이었는데, 거울 앞에서 옷을 보다 안옥윤을 발견하고는 카와구치 슌스케에게 거의 통보식으로 오늘 데이트를 끝내자고 말하고 안옥윤을 쫓아갔으나 안옥윤이 조금 빠르게 전차에 타면서 만나는 데는 실패했다. 그 후 미츠코는 집으로 돌아가 집사에게 이 사실을 말한다.

한편 영감과 하와이 피스톨은 청부살인 대상으로 아는 미츠코의 집을 탐색차 찾아갔다가 황덕삼과 속사포를 발견하고, 영감은 황덕삼을 미행만 하여 암살단의 거점을 조사하고 하와이 피스톨은 속사포를 따라가 처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하와이 피스톨의 미행을 눈치챈 속사포는 태연하게 담배불을 빌리고 돼지고기가 맛있는 국밥집 이야기를 하며, 고기 맛을 좋게 하기 위해 돼지 불알을 까는 것에 조선의 상황을 비유하며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인적이 드문 뒷골목으로 하와이 피스톨을 유인한 뒤 "그런 국밥집은 없다"며 하와이 피스톨에게 주먹을 날린다. 몸싸움으로 하와이 피스톨의 총이 떨어지며 주먹다짐을 하던 도중, 속사포의 발이 담장 틈새에 끼고 그 사이 하와이 피스톨이 총을 다시 주워들었고, 이를 본 속사포는 도주하던 중 총에 맞은 뒤 강에 빠지며 그대로 행방불명되어 버린다. 그러나 작전을 중단할 수는 없었기에 기무라가 자원해 속사포의 역할을 대신하기로 하고 작전을 속행한다.

일본은 경성에 직접 온 염석진 덕분에 암살 작전과 타겟까지 알게 되었고, 결국 이 소식은 카와구치 마모루와 강인국에게까지 알려졌다. 그러나 카와구치 마모루는 "나한테 암살이 뭐 한두 번 있는 일이냐."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차에 오르려는데, 강인국이 차를 바꿔타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계획대로 기름은 금방 떨어지고 미리 점거한 주유소로 이들의 차량이 들어왔지만, 직전에 강인국의 제안으로 인해 암살단은 차가 바뀌어있던 사실을 알지 못했다.

결국 계획은 틀어지며 직접 암살은 실패하고, 암살단은 일본 육군 헌병들과 교전을 벌이는데 이 과정에서 기무라가 사망한다. 마찬가지로 큰 부상을 입은 황덕삼은 카와구치 마모루가 탄 차량에 들러붙은 채로 수류탄을 차 안으로 던지려 했지만, 카와구치 마모루의 총에 맞아 차에서 떨어지면서 실패하고 결국 차가 박힌 가게에서 수류탄이 터져 폭발에 휘말려 죽게 된다. 안옥윤은 저격 도중 하와이 피스톨의 습격을 받게 되고, 기관단총을 들고 카와구치 마모루의 차량을 쏘기 시작한다.

난리 중에 쌍둥이 자매는 서로 마주치게 되고,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나머지 멍하니 미츠코를 응시하던 안옥윤은 팔에 총을 맞고 쓰러져 헌병들에게 체포된다. 이때 상황을 지켜보며 주변에 숨어있던 하와이 피스톨도 수상하다며 같이 체포된다.

호송 차량에 있던 헌병들은 안옥윤을 성희롱했고, 하와이 피스톨은 안옥윤에게 여길 탈출하기 위해 잠시 입을 맞춰야겠다며 난데없이 키스를 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철창 문을 열고 헌병이 들어오자 하와이 피스톨은 틈을 놓치지 않고 튀어나가 헌병을 제압했고, 철창 밖에 있던 2명도 각각 가슴과 머리를 맞고 기절, 중요 부위를 맞고 트럭에서 떨어지며 제압당한다. 그 뒤 화물칸에서 나와 운전병도 제압해 트럭에서 떨어뜨린다. 호송 차량에서 사태가 일어난걸 본 호위 경찰차에서 이를 대응하고자 했지만, 멀찍이서 영감의 오토바이가 나타나 경찰차를 향해 사격을 가하며 차량 2대도 모두 제압했다. 이후 아까 안옥윤이 입은 총상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들른다.

하와이 피스톨은 의료진에게 총을 들이밀어 무료로 안옥윤을 치료시킨 뒤 영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망치게 한다. 병원에서 나오다 하와이 피스톨과 영감은 불시검문을 받고 위기에 처하지만, 카와구치 슌스케와 다시 마주치며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게 되는데, 암살단의 습격에 작은 부상을 입은 카와구치 슌스케는 그에게 결혼식 날 특별 경호를 부탁한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 조선인 소녀가 그들의 옆을 달려가다 카와구치 슌스케와 부딪히게 되는데, 열받은 카와구치 슌스케는 소녀를 냉정하게 쏴죽인다. 이 광경에 분노한 하와이 피스톨은 상하이로 돌아가려던 마음을 바꾸고 카와구치 슌스케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이때 하와이 피스톨은 "이제 조선인을 4명 죽인 겁니까?"라고 묻는데 카와구치 슌스케는 "아, 저번의 손가락 3개 말인가? 3명이 아니라 300명이지."라고 대답한다. 카와구치 슌스케와 인사를 하고 돌아서자마자 하와이 피스톨의 눈빛에 형형하게 살기가 돈다.

한편 도망친 안옥윤은 여관에 잠시 숨는데, 여기에 동생을 찾던 언니 미츠코가 들어온다. 전에 집사가 미츠코시 백화점에서 조사를 하다 안옥윤이 안경을 주문 배달한 것을 알아냈고, 주소가 적힌 종이를 수첩에 끼워둔 것을 미츠코가 훔쳐보고는 동생을 찾으러 간 것이다. 처음에는 "너 뭐야. 아빠를 왜 죽이려고 했어."며 칼까지 휘두르지만, 당연히 제압당하고 나서는 그래도 언니라고 새 옷까지 챙겨오고, 동생을 만나서 반갑다며 인사하머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눈 것도 잠시.

카와구치, 강인국과 대면한 염석진에게 자신의 쌍둥이 딸 중에서 동생이 암살단의 일원이란 걸 듣게 된 강인국은 엄청나게 당황하지만, 집사가 "안옥윤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는 말에 카와쿠치 슌스케와 염석진 등을 이끌고 여관으로 찾아온다. 미츠코는 강인국이 올라오는 소리에 "언니가 알아서 해결할게."라며 안옥윤을 안으로 들여보내는데, 처음 찾아왔을 때 호신용으로 들고 왔다가 안옥윤에게 제지당해 바닥에 떨어뜨린 식칼을 쥐어든 찰나 강인국을 맞이한다.

당연히 딸을 알아볼 것이라 생각했던 미츠코는 아버지를 미소로 반기지만, 미츠코가 이곳에 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강인국은 마침 칼도 들고 있던 미츠코를 안옥윤으로 생각하고 망설임 없이 그녀의 목에 총알을 박아버린다. 그 광경을 본 안옥윤은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아직 그녀와 미츠코를 구분하지 못하는 운전기사에게 미츠코 행세를 하며 택시를 타고 강인국의 저택에 잠입한다.

어색하게 미츠코를 연기하던 안옥윤은, 미츠코의 방에 걸린 미츠코의 사진과 웨딩드레스를 보고 오열한다. 밤중에 안옥윤의 어색한 분위기를 눈치챈 집사에 의해 해를 입을 위험에 처하지만, 집사가 종로경찰서에 신고를 하기 위해 전화를 거는 틈을 타 전화선으로 그대로 집사의 목을 졸라 살해하여 위기를 모면한다. 극중 미츠코와 안옥윤은 몰랐지만, 영화 초반에 자매의 어머니를 살해한 사람이 집사였다. 어머니의 원수를 갚은 셈. 이 씬이 끝난 뒤 안옥윤이 놀라서 잠에서 깨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마치 안옥윤이 악몽을 꾸고 일어난 것처럼 착각하기 쉬운데, 이후 집사의 시체가 침대 아래에 숨겨져 있는 장면이 나오며, 카와구치 슌스케도 차를 마시면서 "집사는 오늘 어디갔길래 안 보이냐"고 묻는다. 즉, 집사를 살해한 후 다시 자다가 그 일이 떠올라서 놀라 깬 것.

아침에 하와이 피스톨과 카와구치 슌스케가 강인국의 저택에 찾아오고, 안옥윤은 미라보 여관을 언급하며 하와이 피스톨에게 자신이 안옥윤임을 은밀히 알린다. 카와구치 슌스케가 한국어를 못 알아듣는 것을 이용하여 안옥윤은 "결혼식장에서 암살 임무를 완수하고 죽겠다"고 하고, 하와이 피스톨에게는 "특별경호 임무를 맡지 말라"고 당부한다. 하지만 이미 결심을 굳힌 하와이 피스톨은 카와구치 슌스케에게 "제안을 수락하겠다"고 말한다. 한편 죽은 줄 알았던 속사포가 마담의 가게로 돌아오고, 속사포는 "계획도 실패했고 부상도 입은 상태이니 그냥 상해임시정부로 돌아가라"는 마담에게 "이 일, 몸으로 하는 거 아닙니다. 나, 끝까지 갑니다."라며 마담에게 톰슨 기관단총과 폭탄 등 무기를 요구한 뒤 다음날 아픈 몸을 이끌고 카와구치 슌스케의 결혼식장으로 향한다. 이후 정식으로 헌병대원이 되어 소위 계급의 특무대 수사관으로서 독립투사 탄압을 시작한 염석진은 마담의 가게 아네모네를 찾아오고, 속사포와 통화중이던 마담은 발각되어 연행될 위기에 처하자 외투를 입고 오겠다고 말한 후 방으로 들어가 떨리는 손으로 태우다 만 담배를 마저 피운 뒤, 속사포에게 작전을 성공시키라는 마지막 통화를 남기고는 권총으로 자살한다.

미츠코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안옥윤은 부케 안에 권총을 숨기고 미츠코시 백화점 2층에서 결혼식을 시작한다. 결혼식 도중 일본 해군 장교 동예복을 입고 나타난 하와이 피스톨은 염석진에게 발각되어 체포되고, 신부 입장을 앞두고 "떨리냐"고 묻는 강인국에게 "만주에서 온 언니는 왜 죽이셨어요?"고 묻는데 자신이 미츠코가 아니라는 것을 대놓고 말하는 것이다. 강인국은 당황해 눈이 커진 채로 입장하고 안옥윤이 부케 안에 있는 권총으로 암살 계획을 실행하려던 찰나, 속사포가 엘리베이터 천장에서 나와 엘리베이터 안의 헌병을 제압하고 결혼식장에 톰슨 기관단총을 난사하여 결혼식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안옥윤은 잠시 충격에 빠지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부케 안의 총을 집어 속사포를 도와 카와구치 마모루와 일본 헌병들을 사살한다. 여기서 카와구치 슌스케가 안옥윤을 죽이려 하지만, 혼란을 틈타서 빠져나와 결혼식장으로 돌아온 하와이 피스톨의 도움으로 그를 제압하고 다른 방으로 피신한 강인국을 죽이러 간다. 총을 든 안옥윤 앞에서 강인국은 "내가 친일을 한 것은 나라를 위해서였다", "이 멍청한 민족을 내가 아니면 누가 이끌겠냐"는 둥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개소리를 늘어놓는다. 자신의 어머니와 언니를 죽인 악랄한 친일파임에도, 아버지라는 사실에 쏘는 걸 망설이는 옥윤 대신 하와이 피스톨이 강인국의 숨통을 끊는다.

강인국을 죽인 후 하와이 피스톨의 정체가 드러나게 되는데, 그 역시 친일파 아버지를 둔 자식이었다. 전에 병원에서 안옥윤을 치료할 때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친일파 아버지를 대신 죽이려 한 자식들이 모여 만든 '살부계' 이야기를 꺼냈는데, 강인국 사살 직후 이 이야기에 덧붙여 "그 멤버들은 잡히거나, 자살하거나, 혹은 나처럼 비겁하게 도망쳐서 살인청부업자가 되거나 했다"면서 자신의 과거를 밝혔다. 이 살부계 이야기는 하와이 피스톨이 본래는 항일 성향이었다는 설정으로, 돈이라면 누구든지 죽인다던 그가 아무런 대가 없이 카와구치 마모루의 아들을 죽이려는 결심을 한 것에 개연성을 주기도 한다. 하와이 피스톨이 병원에서 안옥윤에게 '매국노 몇 명 죽인다고 독립이 되나?'의 발언은 아마 '그렇지만 계속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라고 안옥윤의 답변을 듣기 전까지, 비겁하게 도망가서 살인청부업자가 돼버린 자신을 스스로 위안하려고 자신의 머리속에 계속 되뇌였을지도 모른다.

한편, 속사포는 결사적으로 헌병들을 막지만 염석진은 속사포가 아직 자신의 정체를 모른다는 것을 이용해 접근, 총알을 2방 박아버린다. 치명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속사포는 헌병들의 진입을 끈질기게 막아, 안옥윤과 하와이 피스톨이 임무를 완수할 시간을 벌어준다. 안옥윤과 하와이 피스톨이 식장을 나가려고 할 때쯤에는 이미 버틸 대로 버틴 상태여서, 임무가 성공한 것을 옥윤의 입으로 듣고는 "나도 곧 내려갈 테니 둘이 먼저 내려가라"며 옥윤을 보면서 "그렇게 입으니... 예쁘네..."는 말을 남기고 총알을 재장전하다 결국 죽는다. 안옥윤과 하와이 피스톨은 이전에 제압한 카와구치 슌스케를 인질로 잡고 식장을 빠져나온다. 이미 안옥윤은 완전히 미츠코로 인식되는 상태이고, 하와이 피스톨도 대다수의 군인들에게는 카와구치 슌스케의 특별 경호로 온 해군 장교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둘은 자연스럽게 카와구치 슌스케를 부축해 도와주려는 척 조용히 나오려 했지만, 1층으로 내려오던 염석진이 이걸 보고 "신랑 신부가 납치당한다"고 소리쳐 주변 군인들에게 포위당하고 만다.

하지만 상해임시정부로 혼자 떠난 줄 알았던 영감이 때맞춰 차를 몰고 등장해 안옥윤, 하와이 피스톨, 카와구치 슌스케를 차에 실었고, 마담의 가게 뒤편에 도주로가 있다는 안옥윤의 언급으로 카페 아네모네로 이동한다. 헌병들은 안옥윤 일행을 쫓아 가게를 포위하고 염석진과 일행은 협상 아닌 협상을 한다. 하와이 피스톨은 앞에서는 인질을 풀어주는 척하면서 뒤에서는 벽을 부수어 도주로를 확보한다. 인질 주제에 입을 나불대고, 결정적으로 안옥윤이 미츠코가 아니라는 걸 아는 카와구치 슌스케는 쏴 죽이고, 안옥윤을 내보낸다.

그러나 노련한 염석진은 "다른 도주로가 있는지 조사하라"고 미리 지시해 뒀고, 결국 하수도의 존재를 알아내 하수도가 끝나는 청계천에 미리 매복한다. 이 사실을 알 리 없는 영감과 하와이 피스톨은 하수도에서 나온 직후 헌병들의 습격을 받아 치명적인 총상을 입는다. 이때 하수도를 빠져나오기 전에 둘은 "경성을 빠져나가면 일본 놈도 없고 여자들이 옷 벗고 돌아다니는 하와이에 가자"는, 사망 플래그에 매우 적합한 대화를 나눈다. 헌병들을 제거하던 영감이 먼저 죽고, 하와이 피스톨은 혼자 남은 염석진의 정면에서 아리사카 소총탄을 9번 이상 맞으면서도 결사적으로 걸어가더니, 염석진의 총기가 기능 고장으로 격발되지 않는 틈을 타 염석진의 가슴에 식칼을 꽂아 부상을 입히고서야 죽는다.

이후 시대 배경이 바뀌어 조선은 해방을 맞이했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사람들은 미 해군 전함 USS 미주리 함에서 일본이 공식적으로 항복하는 뉴스 필름을 보면서, 특히 "한국의 애국자 윤봉길에게 부상을 당한 시게미츠 마모루"가 언급될 때 일제히 환호하고,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쁨을 "집에 가자!"는 말로 표현한다. 그동안 김원봉은 독립을 위해 죽어간 사람들을 추모하며 김구와 그들을 기리는 술을 마신다. 그리고 그동안 임정에 들어온 지원 자금이 담긴 봉투를 훑어 보는데, 강인국의 결혼식 청첩장의 그 봉투이다. 즉 미츠코로 신분을 위장한 안옥윤이 강인국의 재산으로 자금을 보낸 것. 이는 최동훈이 인터뷰에서 '안옥윤이 보낸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1949년, 비열하게 살아남아 경찰 고위간부가 된 염석진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에 조사를 받고 재판받게 되지만, 비겁하게도 증인을 몰래 죽여 증거 불충분으로 나오게 된다. 재판 받을 때에는 담배를 피우려 하자 방청객이 던진 신발에 맞고 욕설을 먹는데, 갑자기 웃통을 벗어 던지고서는 자신이 한때 진짜로 독립운동하던 시절 입은 총상을 보여 주면서 감성팔이를 하여 한순간에 방청객의 인식을 악랄한 친일반민족행위자 경찰에서 결백한 독립운동가로 바꾼다. 염석진이 재판을 받게 된 유일한 단서는 그의 작전 누설 등 배신 행위를 고발한 익명의 투서뿐이었고,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고 법정모독죄로 벌금 2만 원만을 선고받는다. 재판장도 통탄을 금할 수 없었던 것인지, 선고한 후 재판봉을 던지는 수준으로 치고 일어나 버린다. 이승만 정권에 의해 반민특위 활동이 유야무야 된 사실이 반영된 듯하다. 마침 염석진이 재판을 받고 광장으로 나올 때, 절묘하게도 그 앞에서 학생들이 반공을 빌미로 반민특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북진통일을 주장하는 시위를 한다.

법원에서 나와 "세상 살기 좋아졌다"며, 부하 경관들의 호위와 승용차 제공도 거절하고, 직접 걸으며 시장의 식료품점에서 물건을 고르다 미츠코를 보게 되고, 그녀를 따라 구석진 골목으로 들어간 염석진은 거기서 그는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된다. 골목 한쪽에 드럼통에 불을 피워놓은 채 앉아있는 한 사람을 보고 발걸음을 되돌리던 염석진은 어딘가 익숙한 분위기에 그 사람을 다시 바라봤는데, 그는 바로 자신이 죽인 줄만 알았던 두 경무국 대원들 중 한 명인 명우였다. 그리고 뒤에서 염석진이 미츠코라고 생각한,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던 안옥윤이 나타났다.
염석진: 안옥윤.
안옥윤: 왜 동지를 팔았나?
염석진: 몰랐으니까. 해방될 줄 몰랐으니까. 알면 그랬겠나?
안옥윤: 16년 전 임무, 염석진이 밀정이면 죽여라, 지금 수행합니다.

안옥윤은 명우의 수어를 통역하며 함께 염석진을 사살한다. 하와이 피스톨에게 가슴에 칼을 맞으면서까지 살아남은 염석진은, 온몸에 탄환이 박힌 채로도 어떻게든 살아보려 도망치지만 결국 한 빨래터에서 쓰러진다. 그리고 죽기 전 "왜 동지를 팔았나?"고 묻는 안옥윤의 말에 염석진이 내뱉은 변명은 친일파들의 친일 이유를 매우 간결하게 드러내는데, "해방될 줄 몰랐으니까." 동료의 배신자이자 민족의 배신자인 염석진을 처단하고서 안옥윤은 속사포, 황덕삼, 마담, 영감, 그리고 하와이 피스톨과의 추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쓸쓸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음악이 나오며 영화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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