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11월 12일(음력)에 태어나신 어머니. 18살에 동갑인 아버지와 혼인하여 2남 2녀를 낳아 키우시고, 4남매 모두 대학 이상 졸업을 시켰다. 어머니 평생 소원은 자식들이 공부를 많이 해서 농사를 짓지 않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가난한 집안에 시집오셨다. 자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서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버지와 함께 열심히 농사를 지으시고 물건을 아껴 써서 절약하는 길 밖에 없었다. 내가 어릴 때 어머니는 호롱불 밑에서 아버지와 우리 형제자매의 헤어진 옷과 구멍 난 양말 등을 기우시고, 내의를 뒤져 이와 서캐를 잡는 모습이 기억난다. 화장품도 아껴서 바르고, 작은 플라스틱 통에 든 약을 바를 때도 얇게 펴서 발랐다. 어머니는 식사 시간에 항상 아버지와 자식들이 먼저 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