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리뷰

간신열전

kdy820 2021. 10. 26. 13:12

지은이 이한우는 1961년 부산에서 태어나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 및 한국외국어대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뉴스위크 한국판과 문화일보를 거쳐 1994년부터 조선일보에서 기자로 지냈다. 2016년 조선일보를 그만두고 논어등반학교를 만들어 '논어', 진덕수의 리더십 텍스트 '대학연의', 최근에는 '주역'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서 대중강의를 하고 있다.

 

1. 간신

간신(奸臣)이란 한 마디로 '간사한 신하'라는 뜻이다. 간사한 신하란 그 마음가짐이 신하로서 갖춰야 할 바른 마음을 내팽개치고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온갖 수단을 써서 군주나 자신이 모시는 주군을 해롭게 하는 자라고 할 수 있다. 간신의 전형적인 행태는 두 가지다. 하나는 뛰어난 동료에 대한 음해와 중상모략이고, 또 하나는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추구이다.

간신의 역사는 어쩌면 인간 역사의 시작과 더불어 탄생했는지 모른다. 인간이 조직을 건설하면서부터 권력욕이 생겨났고, 이에 따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좋은 자리에 가려는 개인들의 노력과 시도는 자연스럽게 있어 왔다. 그중에 어떤 자는 속뜻을 숨기고 주군의 자리까지 넘본 간신도 있었고, 그저 작은 이익이나 얻고자 거짓말과 술수를 쓰는 소심한 간신도 있었다. 또 중간에 속하는 호가호위(狐假虎威)형의 간신들도 많았다.

저자는 과거 중국과 우리나라의 다양한 간신들이 보여준 온갖 행태를 통해 현재 조직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은 지혜나마 제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2. 간신의 유형

저자는 간신을 찬신, 역신, 권간, 영신, 참신, 유신, 구신의 7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나라를 무너뜨린 간신(찬신)은 중국의 왕망과 고려의 이자겸, 황음에 빠진 임금을 시해한 간신(역신)은 당나라 헌종 때의 유필, 고려 공민왕을 시해한 홍륜이다.

임금을 무시하고 권력을 휘두른 간신(권간)은 진의 환관 조고, 고려의 이인임과 조선의 김안로이다.

교묘한 말과 좋은 낯빛으로 임금의 눈과 귀를 멀게 한 간신(영신)으로는 당나라 현종 때의 이임보와 고려 의종 때의 정함과 백선연, 조선 정조 때의 홍국영과 정동준을 들 수 있다.

임금의 총애를 믿고 동료를 해친 간신(참신)으로는 수나라의 우세기와 양나라 무제 때의 주이, 광해군을 패망에 빠뜨린 이이첨, 인조 때의 김자점이다.

아첨으로 자기 이익만 추구한 간신(유신)으로는 한나라 문제 때의 등통, 진나라 애제 때의 동현을 들 수 있다. 임원준, 임사홍, 임광재는 조선 역사에서 보기 드물게 보는 '유신 소인배 3대'이다.

자리만 지키며 녹봉이나 축내는 간신(구신)으로는 노나라 사람 주운과 조선 성종 때에 죽반승(죽과 밥만 많이 먹는 승려)이란 별명으로 불린 신승선이 있다. 저자는 중종과 명종 때의 상진을 죽반승으로 부르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한다.

 

3. 간신들이 임금을 옭아매는 7가지 술책

1) 주군의 속마음을 미리 읽어내어, 주군의 마음이 음란한 즐거움에 가 있음을 확인한 다음 그쪽으로 몰아간 후에 권력의 칼자루를 제 마음대로 한다.

2) 소인이 군자들을 해코지하려 할 때는 반드시 유력자와 굳게 결탁해서 당을 만들어 도움을 받은 후에 군자로 하여금 설 자리를 없게 만든다.

3) 맨 처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 상황은 훨씬 위험한 지경에 빠진다. 간사한 자들이 요행히 임금의 측근이 되면 임금의 마음속을 파고드는 꾀가 날로 교묘해지고 서로 기대어 믿어주는 무리가 날로 번성해 안팎의 큰 권세가 이미 그들의 손에서 나오게 된다.

4) 임금이 용렬하고 어두울 때는 어진 이를 노골적으로 밀쳐내는데, 이른 '현재'라고 한다. 반면에 뛰어나고 밝은 임금일 때는 암암리에 제거하는데, 이를 '음배'라고 한다.

5) 충언의 거스름과 아첨의 고분고분함이 인지상정임을 알고서 이를 악용하는 경우이다.

6) 간신이 나라를 좌지우지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언로를 막아서 임금을 저 위에 외로이 혼자 있게 만들어, 또 맹인처럼 밖을 볼 수 없게 만든 다음에야 그 뜻한 바를 마구 펼쳐낸다.

7) 신하를 누르고 싶어 하는 임금의 마음을 교묘하게 활용하는 중상모략이야말로 간신술의 최고라 하겠다.(93~104쪽)

 

4. 제갈량의 간신 식별법

1) 어떤 일을 물어 그 대답의 옳고 그름을 통해 그 속마음을 살핀다.

2) 말로 궁지에 몰아넣어 그의 임기응변을 살핀다.

3) 계책에 관해 말해보게 해서 그의 식견의 깊이를 살핀다.

4) 재난이 났다고 말해주어 그의 용기를 살핀다.

5) 술에 취하게 해서 그의 밑바닥 성품을 살핀다.

6) 재물로 유혹해서 그의 청렴함을 살핀다. 7) 어떤 일을 하기로 약속해서 그의 신뢰성을 살핀다.(2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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