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리뷰

노년철학 하기

kdy820 2021. 10. 26. 19:04

지은이 오하시 겐지는 후쿠시마현 후쿠시마시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 정치경제학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신문기자로 재직하다 나고야 상과대학과 스즈카의료과학대학 강사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는 일본동아시아실학연구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옮긴이 조추용은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불교대학원 사회학연구과에서 사회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책은 1. 현대 일본의 노인문제, 2.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 기업사회가 가져온 것, 3. 동물신체·식물생명, 4. 우선 철학하라, 그리고 죽어라, 부록: 삶과 죽음, 천지왕래로서 바쇼의 여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문명이 '강한 개인'을 전제로 성립하는 반면, 노인과 어린이는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약한 개인'으로 존재한다. '강함'과 공동보조인 오늘날의 세계가 다양한 모순과 왜곡을 발현시켜 지금에 이르렀다. 여기에 요구되는 것은 노인과 어린이에게 공통되는 '약한 개인'의 논리, '약함'의 철학이다. 그것은 먼저 노인이 거듭나야 한다. 자각적으로 '약함'의 철학을 배우고, '약한 개인'으로 살아가는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노인들이기 때문이다.(274쪽)

 

노인 세계의 특징은 노동과 육아로부터의 해방이고, 노인이 된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신세를 져야 할 정도로 몸이 약해졌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 멈출 수는 없다. 노년기의 우리는 인생을 다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긴 인생을 살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사회에 돌려주고, 미래 세대에게 전해줄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노년철학'이다.

 

칸트는 '실천이성비판'에서 노년철학의 팁이 될 수 있는 명언을 남겼다. '도덕은 본래 우리가 어떻게 해야 자신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르침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 행복을 받기에 합당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가르침이다.' 이를 인용하자면 노년철학은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어떻게 가족·주변에 짐이 되지 않을 것인가하는 사상 또는 가르침이 아니다. 노년철학은가족과 주변에게 돌봄을 받는 게 당연하다는 나약한 자신의 모습을 감수하고, 어떻게 돌봄을 받아 마땅한 존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사상, 가르침이다. 그것은 수기, 수신 등의 실질적인 행동을 의미한다.(268~269쪽)

 

구마자와 반잔은 각 세대에 걸맞은 삶의 방식으로 '어릴 때는 배우고, 청년일 때는 행동하고, 나이가 들면 가르쳐라'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늙어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나이 든 사람이 가르쳐야 할 것은 단순한 지식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조화의 필연으로 생을 얻은 존재로서 사람들과 함께 만물을 만들고 길러야 한다. 즉 '하늘'의 조화의 움직임에 동조하고, '대지'의 삶을 영위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갖고, 더 좋은 미래와 새로운 세계를 창출할 책임이 있다. 이를 나이든 인간의 삶과 이야기로 보여주고 가르쳐야 한다.(195~196쪽)

 

나이 들어 철학하기를 통해 수평 차원의 인과율에 고착된 현실 사회에서 작은 세계, 작은 이야기를 초월한 더 열린 큰 세상, 큰 이야기를 자식과 손자의 미래 세대 젊은이들에게 제시할 수 있을 때, 아주 작고 사소했어도 그 사람의 인생은 하나로 완결된 것이 틀림없다.(2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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