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존 버닝햄은 1937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1964년 첫번째 그림책인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로 영국에서 그 해 가장 뛰어난 그림책에 주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받았으며, 1970년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로 같은 상을 받았다. 간결한 글과 자유로운 그림으로 심오한 주제를 표현하는 작가였다. 2019년 1월 4일 런던에서 폐렴으로 별세했다.
<지각대장 존>은 이렇게 시작된다.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는 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한참을 가는데 하수구에서 악어 한 마리가 불쑥 나와 책가방을 덥석 물었습니다. 존은 책가방을 있는 힘껏 잡아당겼지만 악어는 놓아주지 않았읍니다. 존은 할 수 없이 장갑 하나를 휙 하고 던졌습니다. 악어는 책가방을 놓고 장갑을 물었습니다.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는 허겁지겁 학교로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악어 때문에 늦고 말았지요.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 지각이로군. 그리고 장갑 하나는 어디다 두고 왔지?"
"학교에 오는데 하수구에서 악어 한 마리가 나와서 제 책가방을 물었어요. 제가 장갑을 던져 주니까 그제서야 놓아 주었어요. 장갑은 악어가 먹어 버렸고요. 그래서 지각했어요. 선생님."
"이 동네 하수구엔 악어 따위는 살지 않아! 넌 나중에 학교에 남아서 '악어가 나온다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또, 다시는 장갑을 잃어버리지 않겠습니다.'를 300번 써야 한다. 알겠지?"
그래서 존은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서 300번 썼습니다. "악어가 나온다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또, 다시는 장갑을 잃어버리지 않겠습니다."
두번째는 사자가 나타나 바지를 물어뜯고, 세번째는 커다란 파도가 밀려와 존을 덮친다. 지각한 존은 매번 벌을 받는다.
다음은 이야기의 끝부분이다.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는 서둘러 학교에 갔습니다. 가는 길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존은 제 시간에 학교에 갈 수 있었지요.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 난 지금 커다란 털북숭이 고릴라한테 붙들려 천장에 매달려 있다. 빨리 날 좀 내려다오."
"이 동네 천장에 커다란 털복숭이 고릴라 따위는 살지 않아요, 선생님."
다음 날에도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는 학교에 가려고 길을 나섰습니다.
<지각대장 존>은 마지막 장면 하나로 전 세계 아이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동시에 훈육 위주의 교육에 일침을 가하며 아동 문학계의 총아가 됐다. 이 책에서 권위적인 교육 풍토는 검은 옷차림에 회초리를 든 선생님으로, 더욱 작아지는 학생의 자아는 선생님이 화를 낼 때마다 작아지는 존의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