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리뷰

유정열의 한국 1000 명산 견문록

kdy820 2021. 10. 26. 19:14

<유정열의 한국 1000명산 견문록>은 관동산악연구회에서 2010년 발행했으며, 2011년 개정, 증보판을 냈다. 책크기 180mmX260mm, 1241쪽의 반양장본이다. 저자 유정열은 경남 진주시에서 출생하여 서울에서 학업을 마치고 1974년부터 서울시 교육청 공무원으로 근무하였다. 1985년 동작 교육청에 5년간 재직하며 1987년 관동산악연구회를 창립하고 1988년 동 연구회 회장직 취임, 교직원 친목모임을 통해 회원 수만여 명과 함께 국내외 산들을 두루 탐방했다.

 

책 뒷표지 글 '50여년 등반경력 전문산악인 유정열 회장(관동산악연구회) 필생의 역작, <유정열의 한국 1000명산 견문록> 출간!'을 보면 '지난 50여년 동안 킬리만자로, 안데스 최고봉 등과 더불어 국내 3,000여개의 산을 등정해 온 국내 최고의 산악인인 유정열 관동산악회 회장. 산악 관련 서적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그는 그 동안의 인생살이와 등반 경험을 집대성하여'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이 책의 특징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산악도서는 대부분 등산경로의 도식적인 나열이나 산에 대한 단순한 감흥을 읊조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유정열 회장의 저서는 이러한 도서들과 차별을 두고, 해당 산에 얽힌 유래와 역사, 산과 연관된 철학과 문학 등을 다채롭게 선보이고 있어 산악 도서이면서도 이야기책이자 역사 교과서이며 철학 도서로 불리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라고 하고 있다.

 

목차는 '1. 서울·경기·인천 2. 강원도 3. 충청·대전 4. 전라·광주 5. 경상·부산·대구·울산 6. 제주·북한'으로 되어 있다. 본문은 하나의 산을 두 쪽에 걸쳐 소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2~3개의 산을 두 쪽에 소개하거나 한 쪽에 소개하기도 한다.

 

본문 구성을 보면 소개하는 산 사진을 맨 처음에 싣고 본문을 2단으로 나누어 왼쪽 넓은 단에는 산에 관한 주 내용과 등산용 지도, 오른쪽 좁은 단에는 교통편, 산행코스, 주변에 가 볼 만한 곳, 먹거리, 숙박 및 연락처 등 산행 참고 내용을 싣고 있다. 산과 관련된 온갖 내용을 언급하다보니 여타의 등산 서적보다 글씨도 작고 등산용 지도도 작다.

 

내가 어릴 때 팔공산은 생활 터전이자 놀이터였다. 내 친구들은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지게를 지고 팔공산에 가서 나무를 했다. 어른들은 팔공산에서 마련한 나무를 하양장에 팔러 가기도 했다. 나도 수시로 팔공산을 오르내렸다. 팔공산 갓바위에 가는 것은 등산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하루종일 산길을 다녀도 피곤하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서 팔공산이 명산이라는 것을 알았다. 갓바위가 한 가지 소원을 이루어주는 기도의 성지가 되면서 매일 팔공산으로 향하는 등산객과 기도객을 보게 되었다. 내가 어릴 때 다니던 좁은 길이 포장되고 갓바위 오르는 길은 계단이 되었다. 나도 생활에 쫓기느라 일년에 몇 번 정도만 팔공산에 가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1202쪽과 1203쪽에서 팔공산을 소개하고 있다. 제목은 '팔공산, 1,193m, 대구 광역시 동구, 군위군 부계면, 영천시 신녕면, 산 전체가 불교 문화의 성지'이다. 저자는 팔공산의 위치를 나타내면서 내가 나서 자란 '경산시 와촌면'을 빼먹었다. 1203쪽의 등산 지도에는 '경산시 와촌면 대한동'이 분명히 나와 있다. '대한동'이 아니라 '대한리'다. 오래 전 지도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202쪽 오른쪽 단 '주변에 가 볼 만한 곳'에 '약전 골목'을 소개하고 있는데 어이가 없다. 이 책의 수정본을 낼 때는 팔공산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실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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