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논문

국어과 듣기 영역의 효과적인 지도법

kdy820 2011. 7. 26. 14:53

국어과 듣기 영역의 효과적인 지도법



김 대 영

(대구광역시교육청 장학사)



1. 듣기 지도의 중요성


  가. 듣기는 학습을 위한 기초적인 기능이다.

  학습이 일어나는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성인들의 평생학습 현장에서도 듣기 행위는 지식과 정보를 얻는 데 가장 기초적인 수단이다. 듣기는 단순히 소리를 듣는 생리적인 현상이 아니라 자신의 배경 지식을 활용해서 외부의 정보를 선택적으로 지각하고, 분석하고, 종합하며, 정의적 반응까지 수반하는 종합적인 이해 활동이다. 


  나. 듣기는 다른 언어 능력의 발달을 이끈다.

  듣기는 말하기, 읽기, 쓰기와 같은 다른 언어 기능보다 더 이른 시기에 발달하는 언어 기능이다. 듣기는 시기적으로 먼저 발달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인지적, 정의적, 사회적 발달을 이끌고, 나아가 다른 언어 기능의 발달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듣기를 통해 학습된 표현 방법에 대한 인식은 자연스럽게 말하기 능력과 쓰기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읽기 능력의 발달은 듣기 능력의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듣기와 읽기에 주목한 연구자들에 의하면, “읽기 이해 = 듣기 이해 +문자 해독”이라고 가정할 정도로 듣기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즉, 초기에 발달한 듣기 능력이 인간의 사고 능력에 내장되어 있다가 읽기 이해의 과정에 작동한다는 것이다.


  다. 듣기는 사회생활을 위한 필수적인 기능이다.

  음성언어 의사소통의 대부분은 직접적인 대면 상황에서의 상호작용을 수반한다. 직접 대면하는 상황에서 듣는 이는 말하는 이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들어야 할 뿐 아니라 표정, 몸짓 등 비언어적 표현도 파악해야 하고, 의사소통의 맥락도 확인해야 한다. 원만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적절한 반응도 곁들일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듣는 사람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못한다면 상대방으로부터 오해를 받기 십상이고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성공적인 듣기를 위한 필수조건은 적극적인 듣기이다. 이처럼 듣기는 단순히 한 개인의 내적 행위에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행위, 즉 사회적 행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각별한 지도가 필요하다.

  

  라. 듣기는 교육을 통해 발달하는 기능이다.

  흔히 듣기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언어기능이라고 생각되어 왔다. 이러한 오해가 듣기 교육을 소홀히 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러 연구들에 의하면 듣기는 후천적으로 교육과 연습을 통해 발달할 수 있다.

  


2. 듣기 지도의 원리


  가. 학생들에게 듣기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

  학생들은 의사소통을 위한 여러 가지 듣기가 차지하는 비중을 알고 그것이 다른 의사소통기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듣기 능력이 충분히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않을 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나아가 듣기를 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논리적인 비판 능력은  사고 발달에 기초를 제공한다. 이런 중요성을 인식하여 듣기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교사 스스로 모범적인 청자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반응에 귀를 기울이고 항상 그들을 긍정적으로 대해 주어야 한다. 학생들은 교사가 자신의 말에 관심을 가져 주고 적절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서, 듣기를 하는 데 필요한 태도와 능력을 배우게 된다. 이런 교사가 있는 교실에서는 학생들 서로 간에도 협동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게 된다. 학생들은 서로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 주고 적절한 반응을 보임으로써 바람직한 의사소통 분위기를 형성해 나갈 젓이다.


  다. 실제적인 듣기 수행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듣기 능력은 듣기에 대한 이론을 많이 안다고 해서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듣기 활동을 통해서 향상될 수 있다. 계속 반복해서 들으면서 듣기의 생리적, 심리적 기능들을 훈련하고 그런 연습을 통해서 듣기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이 듣는다 하더라도 이것을 듣기 기능의 숙달로 내재화시키지 못하고 건성으로 흘려듣는다면 연습의 효과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주의를 집중해서 계속적으로 듣기 학습을 함으로써 고차적인 듣기 기능을 숙련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라. 과정 중심의 접근을 취할 필요가 있다.

  교육의 목적으로 수행되는 듣기 지도는 듣기의 결과보다는 듣기를 하는 인지적, 정의적, 사회적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 결과에 초점을 둘 때에는 내용을 얼마나 기억했는가에 초점을 두게 되지만, 과정을 강조하게 되면 듣는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했으며 어떤 책략을 사용했는지에 관심을 갖게 된다. 듣기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듣는 방법을 학습하게 하려면 듣기의 과정별 전략을 중심으로 지도하되, 다양한 듣기 활동들을 구상하여 지도해야 한다.



3. 듣기 지도의 접근 방법


  듣기 지도를 위한 접근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우선 듣기의 과정에 따라 듣기 전, 중, 후로 구분하여 지도하는 것이다. 듣기의 과정에 따라 지도하게 될 경우, 다른 언어 사용 기능의 지도와 마찬가지로 과정별 전략들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한다는 이점이 있다. 듣기 전 단계에서는 듣는 목적 설정하기, 배경지식이나 경험 활성화하기, 듣기 상황의 시간적, 공간적 환경 확인하기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듣는 중 단계에서는 말하는 이의 의도나 목적을 추론하며 듣기, 말한 내용의 구조를 생각하며 듣기, 중요한 내용을 메모하며 듣기, 내용의 적합성을 판단하며 듣기, 준언어적, 비언어적 표현에 주의하며 듣기, 반응을 보이면서 듣기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듣기 후 단계에서는 들은 내용을 정리하기, 새로 알게 된 내용 확인하기, 듣기 전략과 태도 점검하기 등을 한다.


  이와는 달리 듣기의 유형을 구분하여 지도할 수도 있다. 듣기의 유형을 구분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의사소통의 목적에 따라 유형화 하자면 정보를 전달하는 말 듣기, 설득하는 말 듣기, 사회적 상호작용의 말 듣기, 정서 표현의 말 듣기로 정리할 수 있다. 각각의 유형별로 청자가 초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접근 방법도 듣기 지도에서 소홀히 할 수 없다. 정보를 전달하는 말 듣기를 위해서는 텍스트에 포함된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여야 한다. 설득하는 말 듣기를 위해서는 주장과 근거의 적절성, 공정성, 효용성 등을 비판적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말 듣기를 위해서는 공감적이고 반응적인 듣기를 할 수 있어야 하며, 정서 표현의 말 듣기를 위해서는 감상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4. 과정별 듣기 지도 방법


  가. 듣기 전 단계


 1) 듣는 목적을 설정하도록 한다.

  듣는 목적을 미리 세우는 일은 듣기의 전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목적을 정하게 되면 주의를 기울일 수 있고, 중요한 정보를 빠뜨리지 않을 수 있다. 듣기를 ‘무의식적으로 듣기, 의미 재구성하며 듣기, 자기화하며 듣기’ 등 세 가지로 구분할 때, 적어도 의미 구성과 이해, 해석, 정의적인 반응 등을 수반하게 됨으로써 무의식적 듣기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듣기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지를 미리 계획하도록 지도한다. 가령, 말하는 이가 어떤 목적과 내용으로 말을 할지, 듣는 이는 어떤 내용에 주목해서 듣고 기억할 것인지 등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게 할 수 있다.


  2) 배경지식이나 경험을 활성화하도록 한다.

  교수․학습 상황에서는 대체로 주어진 목표와 상황이 있으므로, 교사는 학생으로 하여금 그 목표와 상황에 관련된 배경지식이나 경험을 활성화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배경 지식이나 경험을 미리 떠올리면 화제에 대해 집중할 수 있고,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예컨대, 들을 내용과 관련해서 지금 떠오르는 것들을 브레인스토밍하거나, 생각그물 만들기 등의 형태로 정리해 볼 수 있다.


  3) 듣기 상황의 시간적, 공간적 환경을 고려하게 한다.

  들을 시간이 충분치 않다면 말하는 이에게 이를 알려주어 핵심적인 내용만 들을 수 있으며, 듣기 상황에 영향을 미칠만한 소음이 예상된다면 좀더 집중해서 들을 준비를 할 수 있다.

 

  나. 듣는 중 단계


  1) 말하는 이의 의도나 목적을 추론하며 듣도록 한다.

  말하는 이의 성격, 의사소통 참여자 사이의 관계, 화제에 대한 친숙도, 기타 상황 등의 여러 요인에 따라 말하는 이는 자신의 의도나 목적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음성언어 의사소통에는 여러 가지 생략이 수반되거나 돌려서 말하는 상황이 자주 있다. 따라서 들을 때에는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서 생략된 부분의 내용을 채우면서 들어야 한다. 생략이 많이 포함된 짧은 말을 듣고 길게 늘여서 말하기, 생략이 많이 포함된 짧은 말을 듣고 말하는 이의 의도 파악하기, 직접적으로 말한 것과 돌려서 말한 것 구분하기, 돌려서 말한 까닭을 추측하기, 돌려서 한 말의 의도나 목적 파악하기 등의 활동을 할 만하다.


  2) 말하는 내용의 구조를 생각하며 듣도록 한다.

  말하는 내용도 일종의 텍스트이기 때문에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구조를 파악하면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말하는 내용을 구조화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주장과 근거, 중심 내용과 세부 내용 등으로 구조화할 수 있다. 주장이나 중심 내용은 말의 앞부분에 위치하거나 반복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에 주목한다. 또다른 구조화 방법은 말하는 이의 내용 조직 방식에 기대어 구조화하는 것이다. 대체로 말하는 이가 선택하는 내용 조직 방식은 원인-결과, 비교-대조, 시간이나 공간 순서, 분류나 분석, 문제-해결 등이다. 말하는 내용을 생각 그물이나 벤다이어그램 등과 같이 시각화하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오래 기억할 수 있다.


  3) 중요한 내용을 메모하면서 듣도록 한다.

  메모하기는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하지만 특히 듣기 상황에서 일상화되어야 할 중요한 방법이다. 들으면서 메모하게 되면 말하는 이가 듣는 이를 더 신뢰하게 되는 이점도 있다. 메모를 할 때에는 모든 내용을 정리할 수 없으므로 듣는 목적, 중심 내용, 내용의 구조 등에 유의하도록 한다. 메모하기도 체계적으로 길러져야 할 능력이므로 대중매체나 녹음자료를 들으면서 교사가 요점을 메모하는 시범을 직접 보여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4) 내용의 적합성을 판단하며 듣도록 한다.

  말하는 내용에서 비약된 주장, 부적절한 근거, 과도한 왜곡 등에 대해 듣는 이의 합리적인 판단이 요구된다. 특히 학생들은 대중매체를 통한 광고, 상업적 목적을 지닌 구매 요구, 토론 상황 등을 접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비판적으로 듣는 능력이 필요하다. 무비판적인 듣기로 인한 오해와 불이익의 경험을 공유하도록 하고, 들은 내용이 자신 생각과 어떤 부분에서 같고, 다른지를 생각하게 한다.


  5) 준언어적, 비언어적 표현에 주의하며 듣도록 한다.

  말하는 이는 언어적 내용뿐만 아니라 억양, 강세, 침묵 등의 준언어적 표현과 눈빛, 표정, 몸짓, 거리 유지 등 다양한 비언어적 표현을 함께 사용한다. 이러한 표현을 눈여겨보는 것도 말하는 이의 의도나 목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말하는 이가 어느 부분에서 멈추고 소리를 높이거나 낮추는지에 유의하게 하는 활동, 뉴스나 드라마의 음성을 들리지 않게 하고 아나운서나 연기자의 몸짓이나 표정만으로 내용을 파악하게 하는 활동 등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6) 반응을 보이면서 듣도록 한다.

  듣는 이의 공감적인 반응은 의사소통의 흐름을 자연스럽고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반응은 듣는 이의 인지적, 정의적, 사회적 측면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결과인 동시에 말하는 이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반응의 종류는, 협조적인 반응과 비협조적인 반응으로 나눌 수 있다. 무시하기나 딴짓하기, 시비걸기 등과 같은 비협조적인 반응은 의사소통의 흐름과 상호간의 관계를 깨뜨릴 수 있으므로 교육적인 지도가 필요하다. 반응을 표현하는 방법은 질문이나 칭찬 등과 같은 언어적 방법과 표정이나 몸짓 등과 같은 비언어적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무언극이나 즉흥 연극 등의 활동은 풍부한 반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다. 듣기 후 단계


  1) 들은 내용을 정리하도록 한다.

  이 단계에서는 ‘자기화하며 듣기’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들은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면서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 이해된 것과 이해되지 않은 것 등을 요약 정리함으로써 들은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중요한 정보를 들었을 경우, 듣는 이는 말하는 이에게 자기가 정리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서 되물어 본다든가, 메모를 해 둘 수 있다.


  2) 새로 알게 된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이 활동은 생산적인 듣기로 마무리 짓기 위해 필요하다. 정보 측면에서 처음에는 몰랐으나 듣고 나서 알게된 사실이 있을 수도 있고, 관계 측면에서 말하는 이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듣는 이의 각성은 앞으로 새로운 정보에 대한 호기심이나 말하는 이와의 관계 개선에 유용하게 작용할 것이다.


  3) 듣기 전략과 태도에 대해 점검해 본다.

  듣기 전, 듣는 중에 사용했던 듣기 전략이나 듣는 중의 태도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 이는 듣기 교육에서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는 부분으로서, 듣기 능력을 기르는 데 있어서는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다. 어떤 듣기 전략과 태도가 내용 이해와 가치 판단에 도움이 되었는지, 혹은 방해하였는지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몇몇 학생에게 즉흥 연극을 하게 하거나, 의사소통하는 장면을 녹화한 자료를 보면서 각각 전략과 태도에 대해 토론해 보도록 한다. 그리고 듣기 전략이나 태도 점검표에 표시하게 할 수도 있다.

 

<참 고 문 헌>


신헌재 외(2005). 초등 국어과 교수․학습 방법. 도서출판 박이정.

교육과학기술부(2010). 초등학교 국어 3-1 교사용 지도서.

'교육논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효율적인 발표력 신장 방안  (0) 2011.11.16
좋은 시 읽기의 생활화  (0) 2011.07.27
장학지도 개선 방안  (0) 2011.07.25
효율적인 학교 시설 유지 관리 방안  (0) 2011.07.02
선후배간 동료 장학의 방안  (0) 2011.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