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리뷰

꿈꿀 권리

kdy820 2019. 3. 26. 15:13



어릴 때 도서관에 갔다가 사서로부터 조용히 하라는 주의를 받았다. 그 후로 도서관에 갈 마음이 없어졌다. 오랜 시간이 지나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학생들에게 독서를 권하면서부터 도서관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꿈꿀 권리는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지만 앞부분을 읽으면서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조금 읽고 그만두었다가 거의 일 년 만에 다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박영숙 관장을 존경하게 되었다,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이렇게 많은 일을 자발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구나라고 생각하였다. 학교 밖 비행청소년 선도, 점자통합그림책과 점자촉각낱말카드 제작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활동, 다문화서비스, 공공서비스, 자원봉사단 및 독서회 운영 등 여타의 도서관 관장으로서는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느티나무도서관 설립과 운영 과정을 통해서 박관장은 일에 대한 열정과 용기, 새로운 일에 대한 창의력과 추진력을 겸비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책과 도서관에 대한 생각들도 본받을 점이 많았다.


책을 읽고 나서 나의 꿈꿀 권리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나는 책 읽기보다는 책을 사서 모으는 것을 더 좋아한다. 교사로 발령받은 후부터 내가 가지고 싶었던 책들을 마음대로 구입할 수 있었다. 몇 번 이사를 하면서 버리기도 했지만 남아 있는 책들이 더 많았다. 교장이 되고부터는 인터넷으로 책을 검색하고 구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세상 모든 일에 관심과 호기심이 많아서, 전공인 법학과 교육학 외에 문학, 역사, 철학, 종교, 아동도서 등 전 분야에 걸쳐 책을 구입하였다. 아내가 책 때문에 집이 무너진다고 하였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2016년에는 보유하고 있는 장서가 만권이 넘었다. 30회 책의 날 기념식에서 2016 모범장서가상 대상을 받았다. 날이 갈수록 불어나는 장서를 보면서 이 책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퇴직 전에 6학년 학생들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인터뷰를 하러 온 적이 있었다. 나는 작은도서관을 만들어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하였다. 헌책방이나, 북카페를 열 생각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생각한 것은 작은도서관이었다. 사서교육원에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작은도서관 설립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공무원연금으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작은도서관을 설립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을 임대해야 하고 계속해서 책을 구입해야 하는데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을 부양하면서 가정을 꾸리기도 빠듯하였다. 그래도 도서관을 설립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을 것이다.


사서교육원 과정이 끝난 후에는 내가 모아 둔 책들을 많이 읽어야겠다. 나중에 도서관을 운영하거나 사서로 일할 때 내가 읽지 않은 책보다는 읽었던 책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읽지도 않을 책을 사 모으기보다는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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