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나라

권정생

kdy820 2011. 4. 28. 22:07

권 정 생

 

  평생을 어렵고 소외받은 이웃·어린이들을 위해 동화를 써왔고, '몽실언니' '강아지똥' 등으로 유명한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이 2007년 5월 17일 오후 대구가톨릭병원에서 타계했다. 향년 70세.

  지인이나 후배 문인들에게 '권 선생'으로 통했던 권정생은 1937년 9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광복 이듬해인 46년 3월 외가가 있는 청송으로 돌아와 가난·전쟁·분단의 민족적 현실을 온몸으로 겪으며, 일평생 고통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관심을 기울였다.

  아버지의 소작농사로는 월사금을 낼 수 없어 어머니가 행상을 해야 하는 가난 속에 53년 초등학교를 졸업한 권정생은 객지에서 나무·고구마·담배장수나 점원 노릇을 하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57년 고향인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로 돌아왔을 때는 늑막염과 폐결핵, 신장결핵, 방광결핵 등으로 병이 깊어져 온 몸이 거의 망가진 상태였다. 65년 동생을 결혼시켜야 하니 어디 좀 나갔다 오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대구, 김천 등지로 떠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틈만 나면 책을 읽는 습성은 그대로였다. 신문연재 소설에서 시장바닥에 뒹구는 대중잡지까지 닥치는 대로 읽었다. 눈과 귀로 들어올 수 있는 것은 무엇이나 받아들였다. 어쩌면 그런 습성이 고인을 훌륭한 작가로 만든 요인인지도 모른다.

  67년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 권정생은 일직교회 문간방에서 기거했다.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운 그곳에서 고인은 예배당 종지기로 16년을 살았다. 조그만 방이지만 글을 쓰고 아이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는 기쁨으로 살았다. 69년 동화 '강아지 똥'으로 월간 '기독교 교육'의 제1회 아동문학상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해 73년 동화 '무명저고리와 엄마'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75년 '강아지 똥'으로 제1회 한국아동문학상을 받았고, 86년 산문집 '오물덩이처럼 뒹굴면서', 장편동화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 등을 펴냈다.

  권정생의 동화 세계에는 어린이에게 무엇을 들려줄 것인가 하는 주제가 뚜렷이 나타난다. 작가가 살아오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서러운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주고, 이러한 현실을 어린이들이 주인 의식을 갖고 서로 돕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동화를 많이 썼다.

  장례는 민족문학인장으로 치러졌으며 묘소는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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