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들은 왜 뽀로로에 열광하나
문화체육관광부는 2008년 영상물 불법 복제 단속업무 추진 성과를 발표했다. 모든 영상물 중 '프리즌 브레이크'(2,168건)와 '대장금'(749건)을 누르고 불법 복제 1위를 차지한 것은 5,156건이 적발된 '뽀롱뽀롱 뽀로로' (공동제작 오콘·아이코닉스·EBS·SK브로드밴드)였다.
2003년 출현한 한국산 캐릭터 '뽀로로'는 2005년부터 4년간 국내 애니메이션 중 시청률 1위다. 3~7세의 한국 어린이들은 1년에 1인당 평균 10개, 14만원어치의 '뽀로로' 상품을 구입했다. 2004년부터 지난 해까지 국내에서만 모두 1조 2000억원의 관련 상품이 팔렸다.
'뽀로로'는 뮤지컬과 영어 교재, 완구 등 200여 종의 콘텐츠로 재생산되고 있다. 세계 85개국 TV도 이 만화를 방영하고 있다. 프랑스 국영방송 TF1가 2006년부터 매일 아침 7시에 방영한 '뽀로로' 시청률은 51.7%를 기록했다. 중국의 '뽀로로' 불법 DVD는 수백만 장으로 추산된다. 왜 뽀로로는 인기인가.
◆ ① 동질감―"어, 나랑 똑같잖아!"
서울 서초동의 애니메이션업체 오콘(ocon)을 찾았다. 3년 동안의 연구 끝에 뽀로로 캐릭터를 만든 김인호 사장은 "유아들일수록 문화코드에서 자유롭고, 한번 유아용 콘텐츠를 만들어 놓으면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된다는 점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키마우스는 90년, 토마스(영국의 기차 캐릭터)는 60년 넘게 이어 온 캐릭터다. 하지만 세계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95%를 미국·일본·프랑스·영국·캐나다 5개국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급사로부터 수 없이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그는 말했다.
어떻게 하면 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김 사장은 "애니메이션의 역사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는 곰, 공룡, 토끼, 펭귄 등 몇 가지에 한정된다는 데 착안했다"고 말했다. 그중에서 펭귄을 택한 데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펭귄은 아이들이 보기에 동질감과 이질감이 결합된 최적의 캐릭터다." 머리가 크고 다리가 짧을 뿐더러 뒤뚱뒤뚱 걷는다는 점이 아이들과 꼭 닮았지만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동물이라는 점에서 신비감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다.
여기에 '날개가 있지만 날 수는 없는데도 날고 싶은 펭귄'이라는 특징을 가미했다. 비행모자와 고글을 쓰고 있는 뽀로로의 캐릭터 자체가 '날고 싶다'는 모든 어린 아이들의 꿈을 대변한다는 것이다. 뽀로로 그림책 중 가장 많이 팔린 책은 '하늘을 나는 꿈'이었다.
◆ ② 얼음나라―"저기 가서 놀고 싶어요!"
남극에 사는 펭귄과 북극에 사는 백곰, 북미와 유럽에 사는 비버, 중생대와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이 함께 등장하는 이 만화영화의 무대는 과연 어디일까? 김 사장은 "눈으로 덮인 상상 속의 얼음나라"라고 말했다.
배경이 하얗기 때문에 캐릭터가 잘 보이는 효과도 있지만 그 곳에는 또한 숲과 시냇물, 나무로 만든 집이 어우러져 있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접할 수 없는 원초적인 자연의 공간이자 팬터지의 세계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조윤경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교수는 "'뽀로로'의 무대는 어린이들이 일상 속에서 접할 수 없는 동떨어진 공간이면서 시각적으로 순수하고 깨끗한 곳"이라며 "결국 친구들과 함께 뛰놀 수 있는 동경(憧憬)의 공간인 셈"이라고 말했다.
◆ ③ 다양한 캐릭터―"친구들 안녕?"
'뽀로로'에 등장하는 일곱 캐릭터들의 설정 연령은 만 5세다. 이들은 어른들이 보기에도 예쁜 캐릭터들일 뿐 아니라 철저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어디서나 친숙하게 볼 수 있는 친구들과 같다는 것이다.
각 캐릭터들이 상징하는 아이들은 무엇인가? 김인호 사장의 설명은 이렇다. ▲뽀로로(펭귄)―장난꾸러기이자 말썽쟁이, 사고뭉치. ▲에디(사막여우)―풍부한 상상력으로 언제나 뭔가를 고치고 만들어 낸다. 아이들의 보편적인 꿈인 '과학자'와 닮은 캐릭터. ▲루피(비버)―늘 음식을 요리해서 나눠주고, 잘 울고 웃는 새침데기 공주병 소녀. ▲크롱(아기공룡)―말을 잘 못 하고 늘 졸졸 쫓아다니며 방해하는 '동생'과 같은 존재.
동화작가 임정진씨는 " '뽀로로'에는 야단치거나 가르치려 잔소리하는 어른 캐릭터가 없고, 아무리 말썽을 부리고 나서도 결국 자기들끼리 해결한다는 점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조선일보, 200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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