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논문

과정 중심 글쓰기 지도 방법

kdy820 2011. 5. 1. 20:58

과정 중심 글쓰기 지도 방법


김 대 영

(대구광역시달성교육청 장학사)


1. 과정 중심 글쓰기의 성격


  1970년대 중반 이후, 글쓰기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이론가들이 등장하여 기존의 글쓰기 교육을 결과 중심이라고 비판하면서, 인지심리학 등 새로운 학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글쓰기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을 주장하였다. 이것을 과정 중심의 글쓰기 교육이라고 하며,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글쓰기를 문제해결의 과정으로 파악하였다. 그 결과 학습자가 글을 쓸 때 부딪히는 문제가 무엇이며, 그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연구하게 되었다.

  둘째, 글쓰기를 순서대로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으로 보지 않았다. 결과 중심 글쓰기 교육 이론가들이 쓰기를 절차대로 진행되는 과정으로 보았다면, 새로운 글쓰기 교육 이론가들은 쓰기를 반복, 순환하는 과정으로 보았다.

  셋째, 글쓰기 활동의 주체를 학습자로 파악하였다. 교사는 학습 활동을 도와주고 안내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학습자가 학습 활동의 주체가 된다.

넷째. 교정하기는 전통적인 교육 이론과는 달리 글쓰기 과정의 어느 부분에서나 가능하다. 과정 중심의 글쓰기 교육에서의 교사의 주된 역할은 학습자의 동료로서 학습자가 산출한 글을 읽고 반응하는 조언자이다.


2. 과정 중심 글쓰기 지도 방법


  글쓰기의 과정을 나누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시간의 흐름을 기준으로 쓰기 전, 쓰기, 쓰기 후로 나누는 방식이고, 또 하나는 기능을 중심으로 계획하기, 내용 생성하기, 내용 조직하기, 표현하기, 교정하기로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각 과정을 점검하고 통제하는 데 필요한 조정하기 활동이 있다. 이 둘 중에서, 각 단계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후자의 방식이 좀더 적절하다고 보고, 각 과정에서 할 만한 지도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가. 계획하기 지도

  계획하기는 말 그대로 글을 쓰기 전에 글을 쓸 준비를 하는 과정이다. 글쓰기 과제를 분석하고, 글을 쓰는 목적이 무엇인지, 내가 쓴 글의 독자는 누구인지 등을 생각하는 활동이다.

  계획 활동이 왕성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주제, 목적, 독자, 상황이 뚜렷이 나타난 쓰기 과제를 제시하여야 한다. 학생들의 실제 삶과 직결된 것, 학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쓰기 과제를 제시했을 때 학생들은 계획하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학생들 입장에서 계획할 ‘거리’가 생기게 된다.

  계획하기 단계에서 할 만한 활동으로는 첫째, 목적 설정 및 분석하기 활동을 들 수 있다. 글을 쓰는 목적을 분명히 인식해야만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둘째, 주제를 분석하거나 설정하는 활동이다. 주제가 주어져 있는 경우도 있고, 주제를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어떤 경우이든 주제를 명확히 인식 또는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독자 설정 및 분석하기 활동이 필요하다. 독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나에게 호의적인지, 적대적인지 등을 분명히 한 다음에 글을 쓸 필요가 있다. 넷째, 주제, 독자에 비추어서 자신을 분석해 보는 활동이 필요하다. 다섯째, 조건 분석하기 활동이다. 쓰기 과제에서 무엇을 요구하는지, 다시 말해 분량이나 부가된 조건 등이 없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끝으로 형태 고려하기이다. 같은 주제라 할지라도 시 형태로 제시할 것인지, 이야기 형태로 제시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


  나. 내용 생성하기 지도

  내용 생성하기는 글을 쓰기 위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수집하는 활동이다.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디어를 많이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글을 잘 쓸 가능성이 높다.

  내용 생성을 잘 하려면 여러 차례의 훈련이 필요하다. 소풍이나 가을 운동회 등과 같이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주제를 택해 내용을 생성하는 활동을 해 본 다음 점차적으로 깊이와 폭을 넓혀 나가면서 글쓰기에서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활동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실제로 아이디어를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아이디어 생성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방법으로는 첫째, 브레인스토밍 활동, 둘째, 열거하기 활동이 있다. 열거하기는 브레인스토밍과 유사하나, 주제나 범주에 따라 관련 있는 내용을 나열한다는 점이 다르다. 셋째, 이야기 나누기 활동이 있다.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기가 미처 생각해 내지 못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넷째, 관련 자료 읽기 활동은 비교적 시간이 충분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책이나 잡지, 신문 등을 읽는 활동을 통해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활동을 말한다. 다섯째, 직접 경험해 보는 활동이나 드라마 활동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명상하기 활동이 있다. 가만히 앉아서 주제와 관련하여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나 경험한 것, 그리고 글에서 나타내고 싶은 것을 찾아나가는 방법이다.


  다. 내용 조직하기 지도

  내용 조직하기 활동은 글을 어떤 순서로 쓰는 것이 좋은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활동이다. 조직하기 활동은 아이디어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이들 아이디어를 적절히 배열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조직 능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여 아이디어들 간의 관계를 맺어보게 하는 활동을 한다. 이 때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들을 묶어보는 활동을 많이 해보게 하는 것이 좋다. 또는 어떤 범주를 제시하고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한 다음 이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아이디어를 찾아내게 하는 활동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개요짜기 활동을 할 때에도 처음에는 학생들이 어려워하기 때문에 아주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해 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교사가 여러 가지 시범을 보여주거나 예를 많이 들어주는 것이 좋다. 때로는 역으로 완성된 글의 개요를 추론해 보게 하는 활동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디어를 조직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활동으로 첫째, 다발짓기를 들 수 있다. 이는 생성한 아이디어를 관련 있는 것끼리 묶는 활동이다. 이는 다분히 수렴적 사고를 요한다. 둘째, 일종의 마인드맵과 같은 활동으로 중심 개념에서 출발해서 관련된 것을 떠올려 나가는 것이다. 생각 그물 만들기는 중심개념에서부터 관련된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표시해 나가는 활동이다. 셋째, 개요짜기 활동을 할 수 있다. 개요짜기는 전통적으로 해 왔던 것으로 글의 뼈대를 만드는 활동이다. 개요는 글의 전체적인 흐름을 말해주는 것으로 조직적인 글을 쓰는 데 매우 필요한 활동이다. 넷째, 협의하기 활동이다. 협의하기는 글을 쓰기 전에 친구나 교사와 대화를 나눔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좀더 정교화 하는 활동이다.        


  라. 표현하기 지도

  표현하기는 앞에서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조직한 것을 바탕으로 하여 초고를 쓰는 활동이다. 종래의 표현하기 지도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초고를 쓸 때 완벽하게 쓰도록 하는 것과, 글씨나 맞춤법 등과 같은 기계적인 요소에 너무 치중하게 한 것이었다. 초고는 어디까지나 초고일 뿐이라고 생각으로 의미에 초점을 두어 전체적인 흐름을 잡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고는 내용을 생성하고 조직한 것을 바탕으로 하지만, 초고를 쓰는 과정에서도 얼마든지 내용을 새롭게 생성하고 조직하는 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초고를 쓴 다음에 앞에서 내용을 생성한 것, 조직한 것과 비교해 보고, 초고를 쓰는 과정에서 새롭게 생성하거나 조직한 것에 표시를 해 보는 활동을 하게 하는 것이 좋다.

  표현하기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방법으로는 첫째, 구두 작문 또는 말로 쓰기 활동을 할 수 있다. ‘말로 쓰기’는 초고를 실제로 쓰기 전에 쓸 내용을 말로 해 보게 하는 것이다. 말로 써 보면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둘째, 내리쓰기 활동이 있다. 내리쓰기는 글씨나 맞춤법 등에 얽매이지 않고 쓰고자 하는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쭉 내려쓰는 것을 말한다. 셋째,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다. 글쓰기에서 의미 구성 행위를 촉진하기 위해서 워드프로세서나 통신 등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넷째, 문장을 쓸 때 일반적인 수사학적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글 조직 방식, 문단의 구성 원리나 문장 구성 방식 등을 생각하게 한다. 다섯째, 의미 지도 그리기 활동을 할 수 있다. 이것은 초고를 쓰면서 글의 제목에 초점을 두어 각 문장이 주제와 관련되는지 연결해 보게 하고, 앞뒤 문장이 제대로 이어지는지 시각적으로 연결해 보게 하는 활동이다. 이 활동은 초고를 쓴 후 교정 전략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마. 교정하기 지도

  교정하기는 주로 초고를 쓴 다음에 내용과 형식을 고치는 활동을 말한다. 종래에는 교정 또는 수정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했으나, 글을 쓰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계속적인 교정 활동이라 말할 수 있다. 그만큼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초고를 적절히 교정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교정은 첨가, 삭제, 대체, 이동, 재배열 등 크게 다섯 가지 형태로 이루어진다.

  교정하기 활동에서는 학생들이 교정을 잘못된 행위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글쓰기 과정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고, 글씨나 맞춤법을 바로잡거나, 낱말 몇 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 수준, 문단 수준, 문장 수준, 낱말 수준의 순서로 고치는 활동을 하게 하는 것이 좋다.

  교정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방법으로 첫째, 훑어 읽기를 들 수 있다. 초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게 한 다음 첨가할 내용이나 삭제할 내용 등을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둘째, 평가하기 활동이다. 자기가 평가하거나 동료 평가하기를 통해 고쳐야 할 점을 찾아나간다. 셋째, 돌려 읽기 활동이 있다. 돌려 읽기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단순히 옆 사람과 돌려 읽을 수도 있고 소집단에서 한 명이 읽고 나머지가 독자가 되는 방식도 있을 수 있다. 넷째, 학급에서 비평 집단을 운영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비평 집단에서는 학생들의 글을 수시로 비평하여 그 학생에게 알려주거나 학급 전체에게 공표한다. 다섯째, 교정하는 활동과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글쓰기 마지막 단계에서는 편집하기 활동이나 출판하기 활동 등을 해볼 수도 있다.


바. 조정하기 지도

  글쓰기의 과정은 곧 자기 조정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글쓰기에서 조정하기 능력은 각 단계에서 개개의 전략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글쓰기의 전체 과정을 점검하고 통제해 나가게 하는 데에도 필요하다.

  조정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첫째, 자기 평가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글을 써 나가는 과정에서 자기 스스로를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자기 평가는 어떤 아이디어가 적절한 것인지, 여기에 이것을 넣으면 되는지, 이것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지 등에 대해 판단하는 행위이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이러한 행위에 대한 체크를 해보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둘째, 자기 질문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자기 질문은 말 그대로 자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활동이다. 셋째, 자기 교수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자기 교수는 말 그대로 자신을 가르치는 행위를 말한다. 글을 써 나가면서 ‘그래, 잘 했어. 나는 역시 아이디어가 있어. 그런데 이건 아니야. 내가 왜 이러지’와 같은 생각을 계속 해 나가면서 자신의 인지 과정을 점검하고 통제하는 것을 말한다.


3. 과정 중심 글쓰기 지도 시 유의점


  과정 중심의 글쓰기 교육은 여러 가지 면에서 결과 중심의 접근보다는 바람직하고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칫 잘못 실시하면 오히려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과정 중심의 글쓰기 교육을 실시할 때에는 특히 다음과 같은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① 모든 경우에 과정 중심 접근법이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특정 개념이나 지식을 익힐 때에는 굳이 과정 중심 접근을 취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② 과정을 강조한다고 해서 결과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과정 중심 접근은 일차적으로 좋은 글을 쓰는 데 목적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③ 글쓰기의 각 과정을 엄격히 구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이들 간의 연계성을 강조해야 한다.

  ④ 무조건 글쓰기 과정 순서대로 나아가게 하지 말고, 글쓰기 과정의 회귀성을 강조해야 한다. 즉, 내용을 조직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 생성을 할 수도 있고, 교정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생성할 수도 있다.

  ⑤ 각 과정에서 주로 하는 활동을 그 과정에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예를 들어 브레인스토밍이나 마인드맵 같은 것은 주로 내용을 생성하고 조직하는 단계에서 많이 활용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초고를 쓸 때나 교정을 할 때 할 수도 있다.

  ⑥ 각 과정별로 제시한 활동들은 서로 얽혀 있다. 브레인스토밍과 마인드맵은 연결해서 하는 것이 좋고, 이들 전략들을 각기 독립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⑦ 단순히 과정만 거치게 해서는 안 되고 각각의 과정에서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이나 전략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⑧ 부분과 전체의 조화를 생각해야 한다. 여기서 부분이라고 하는 것은 개별 전략을 말하고, 전체란 개별 전략을 활용하여 한 편의 글을 잘 쓰는 것이다. 대체로 앞부분에서는 개별적인 전략을 가르쳐주는 데 초점을 두고 뒤쪽으로 갈수록 이들 개별 전략을 활용하여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을 강조한다.

  ⑨ 부분과 전체의 연결 원리를 강조한다.

  ⑩ 활동 위주로 끝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활동을 하되, 그 활동이 실제로 한 편의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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