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할 나위없이 행복한 사람 하나를 알고 있습니다. 중국 북경에 있는 ‘천안문 북경오리구이 식당’에서 오리고기를 써는 아저씨입니다.
그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오리를 잡아 요리했습니다. 왼손의 구부러진 손가락 하나는 오리고기의 꽁지 부분을 잡기 위해 있는 것이지, 다른 일에는 더 이상 쓸모가 없어 보였습니다.
왼손이 꽁지를 잡고 있는 동안에 오른손으로는 젓가락으로 먹기 좋을 만한 크기로 번개처럼 고기조각을 썰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서 싫증이나 지루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완벽한 장인의 자부심 넘치는 행복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요.
이것이야말로 바로 ‘동양의 지혜’입니다.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요소는 결코 ‘창조성’이나 ‘자아실현’ 같은 어려운 말이 아니었습니다.
아주 겸손하게 자기의 일을 그렇게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한 순간을 선사할 수 있지요. 확신하건대,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북경오리구이 식당에서 오리고기 써는 이 아저씨처럼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제목과 같은 ‘행복한 오리고기 아저씨’란 글의 전문이다. 이 책에는 이런 글이 62편 실려 있다. 저자가 살고 있는 독일(퀼른시)과 기독교, 가톨릭 관련 글이 많고, 가끔 저자가 여행한 중국, 일본,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보거나 느낀 일들을 적고 있다.
유럽과 기독교 문화를 바탕으로 쓴 글이어서 문화적 배경이 다른 우리나라 독자들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는 글들도 있다. 그러나 독자에 따라서는 이 책의 부제인 ‘지혜로운 인생을 찾아가는 나침반 같은 이야기’라고 공감할 수 있는 글들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모두 짧은 글들이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201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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