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37

학교가는 길

학교 가는 길 “어머니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아버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아침마다 출근할 때 부모님이 계시는 방문을 열고 인사를 한다. 아버지는 귀가 어둡기 때문에 어머니보다 더 큰 소리로 인사해야 한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3분 가량 걸어서 공항교 교각 밑으로 내려오면 금호강 산책로를 걸을 수 있다. 4대강 사업으로 강정고령보에서 영천 자연별공원까지 금호강 둔치 70km에 자전거 종주길과 산책로가 조성되었다. 내가 걷는 길은 공항교에서 아양교까지 1.7km 구간에 불과하지만 워낙 길이 잘 닦여져 있어서 걸을 때마다 기분이 상쾌하다. 이른 아침이어서 가끔 운동하는 사람과 자전거를 탄 사람이 지나갈 뿐 산책로는 나 혼자 걷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길을 걸으면서 아침 해를 보고 심호흡을 하기도 하고, 강물..

수필 2013.05.12

싸움의 역사

싸움의 역사 어릴 때 어른들로부터 자주 들은 말은 ‘젊잖다’와 ‘어리석다’였다. ‘젊잖다’는 말은 마음에 들었지만, ‘어리석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내 나름대로 똑똑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어른들이 나를 제대로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싸움할 때가 그러하였다. 동네에 친척 형이 있었다. 나이는 나보다 다섯 살 쯤 많았지만 학교에 늦게 입학하여 내가 1학년 때 형은 4학년이었다. 그 형은 나를 꼬드겨서 같은 학년이나 한 학년 위의 아이들과 싸움 붙이는 것을 좋아하였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윗마을에 사는 아이를 가리키면서 “야, 니는 저 아이 하고 싸워서 이길 수 있겠나?” 하고 묻는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키가 좀 더 크고, 살이 쪘던 나는 그 아이를 살펴보..

수필 2011.05.09